또 ‘전략적 모호성’ 흔든 바이든 “중국, 대만 침공하면 군사개입”

백악관 “정책 불변” 수습 반복

‘의도된 실수’ 메시지 가능성도

또 ‘전략적 모호성’ 흔든 바이든 “중국, 대만 침공하면 군사개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백악관은 미국의 대만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수습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군사개입 관련 발언은 취임 후 벌써 네 번째다. 대만에 대한 군사 지원과 관련한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을 폐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군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만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진행자가 러시아에 의해 침공당한 우크라이나와 달리 대만의 경우 미국의 군인들이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냐고 다시 묻자 그는 “그렇다”고 말했다.

CBS 방송은 인터뷰 이후 백악관 관계자가 “미국의 대만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대만의 독립은 대만의 주권적 결정에 해당한다는 오래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하면서 제정한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 법에는 대만과의 국교 단절에도 불구하고 대만이 자위력을 갖추도록 돕기 위한 무기 제공을 계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미국은 대만이 침공받을 때 군사적으로 개입할지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일관해왔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또다시 대만에 대한 군사적 개입 의지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 5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개입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것이 우리의 약속”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8월 ABC 방송과 인터뷰하면서는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태와 관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집단 방위 조항인 상호방위조약 5조를 언급하며 “일본, 한국, 대만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반복해서 대만 사태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은 단순 실언이 아닌 전략적 계산에 따른 의도된 실수이거나, 바이든 대통령의 소신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을 향해 의도적으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대만해협 인근에서 중국의 무력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도 중국에 더욱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기류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지난 14일 대만을 한국과 같은 미국의 ‘비나토’ 동맹국으로 대우하고 군사원조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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