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룸라이드 물 판매합니다”…美디즈니 놀이기구 폐쇄되자 벌어진 일
미국 디즈니월드의 인기 놀이기구 ‘스플래시 마운틴’이 폐쇄됐다.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애니메이션 영화 ‘남부의 노래’를 테마로 만들어져 그간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해당 놀이기구의 팬들은 놀이기구 수로의 물을 사고파는 등의 방식으로 마지막 추억을 남겼다.
2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올랜도 디즈니월드의 놀이기구 ‘스플래시 마운틴’이 지난 22일을 끝으로 운행을 멈췄다.
스플래시 마운틴은 ‘후룸라이드(Flume ride)’ 놀이기구로, 통나무 모양의 보트를 타고 캐릭터 모형이 곳곳에 배치된 수로를 이동하다 급경사를 빠르게 내려가는 방식으로 운행된다. 이는 1992년 설치 이후 30년간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많은 팬들이 있었음에도 해당 놀이기구가 운영 중단된 것은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놀이기구는 1946년 애니메이션 영화 ‘남부의 노래(1946)’를 테마로 만들어졌다. ‘남부의 노래’는 남북전쟁 이후 조지아주 농장을 배경으로 백인과 흑인의 우정을 주제로 한다. 이 영화는 인종차별적 요소가 포함돼 있고, 노예제 폐지 후에도 인종차별 분위기가 남아있던 남부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이 때문에 2020년 3월 디즈니+는 해당 영화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단했다. 같은해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대대적인 인종차별 철폐 운동도 벌어지자 디즈니는 스플래시 마운틴의 테마를 애니메이션 영화 ‘공주와 개구리(2009)’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영화 ‘공주와 개구리’는 디즈니 역사상 첫 흑인 공주가 등장하는 작품이다. 이에 따라 올랜도 디즈니월드의 스플래시 마운틴은 이달 24일부터 ‘티아나의 늪지대 모험’으로 탈바꿈하는 공사에 들어갔다.
공사 전 마지막 운영일이던 지난 22일. 탑승 대기시간이 3시간을 넘기는 등 수많은 인파가 ‘작별 탑승’을 하기 위해 몰렸다. 이들은 소셜미디어에 ‘안녕스플래시마운틴(#goodbyesplashmountain)’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사진과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 해시태그는 틱톡에서만 조회수 170만회를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 이베이에서는 스플래시 마운틴의 수로에서 떠온 물이 담긴 병, 비닐봉지 등이 경매에 부쳐지기도 했다. 물이 담긴 비닐봉지에 물방울 그림과 함께 ‘스플래시 마운틴 물’이라는 말이 적힌 것은 16번이나 입찰돼 11.50달러(약 1만 4000원)로 가격이 형성됐다. 해당 놀이기구 수로의 물이 담겼다는 작은 유리병은 가격이 149.95달러(약 18만 500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의 스플래시 마운틴 역시 올해 안으로 문을 닫고 ‘공주와 개구리’ 테마로 바뀔 예정이다. 다만 일본 도쿄 디즈니 리조트의 스플래시 마운틴과 관련해서는 디즈니가 따로 언급한 것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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