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인 시체만 모아도 공동묘지” 이탈리아 마피아 두목, 도피 30년 만에 체포

2023.01.17 10:28 입력 2023.01.17 16:21 수정

마피아 단속 주도한 검사 살해 사건 등

수십여건의 살인·테러 배후로 지목돼

1993년부터 도피, 궐석재판서 종신형

이탈리아 경찰의 검거 1순위였던 마피아 두목 마테오 메시나 데나로가 16일(현지시간)  시칠리아 팔레르모의 한 사설 클리닉에서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경찰의 검거 1순위였던 마피아 두목 마테오 메시나 데나로가 16일(현지시간) 시칠리아 팔레르모의 한 사설 클리닉에서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경찰의 ‘검거 1순위’였던 마피아 두목 마테오 메시나 데나로(60)가 30년의 도피 행각 끝에 붙잡혔다.

16일(현지시간) 안사(ANSA)통신 등 현지언론들은 데나로가 이날 시칠리아섬 주도인 팔레르모의 한 사설 클리닉에서 검거됐다고 보도했다. 그의 체포에는 100명이 넘는 군인들이 동원됐다고 BBC는 전했다. 이탈리아 언론이 유포한 영상에는 데나로가 끌려가는 동안 사람들이 거리에 서서 이탈리아 경찰에게 박수를 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데나로는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수십여건의 살인·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는 1992년 마피아 단속을 주도했던 조반니 팔코네 검사와 파올로 보르셀리노 판사를 살해한 배후로 꼽힌다. 이듬해 로마, 밀라네, 피렌체 등에서 10명이 사망한 폭탄 테러 사건에도 연루된 인물이다.

같은해 마피아 조직의 일원이었다가 경찰에 협조한 주세페 디 마테오의 12세 아들 납치 및 살해 사건도 데나로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데나로는 “내가 죽인 시체만 모아도 공동묘지 하나는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경찰의 지명 수배를 받고 1993년부터 도피 행각을 벌여왔고, 2002년 궐석재판이 진행돼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경찰이 그를 잡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데나로의 사진은 1980년대 말과 90년대 초에 찍은 몇 장만 남아있을 뿐이서 그의 생김새를 파악하는 것부터 난제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수십명의 사람들이 데나로로 오인돼 잘못 체포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데나로는 ‘안드레아 보나페데’라는 가명으로 체포된 클리닉에서 1년 전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뒤 통원 치료를 받아왔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경찰은 그가 이곳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첩보를 사흘 전 입수하고 검거 작전을 세워 현장을 급습, 체포에 성공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체포는 국가의 승리”라며 “마피아와의 싸움은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경찰이 공개한 마피아 두목 마테오 메시나 데나로의 사진.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경찰이 공개한 마피아 두목 마테오 메시나 데나로의 사진.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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