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31, 노리치 시티)가 골을 넣고도 조기에 교체된 이유가 밝혀졌다.

황의조는 지난 달 29일 영국 런던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리시 챔피언십 18라운드 노리치 시티와 왓포드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 노리치가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12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두 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황의조는 리그 3호골을 신고했다. 황의조는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면서 팀의 2-0 리드를 이끌었지만 노리치는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그런데 황의조는 골을 넣은지 불과 5분 만인 전반 17분에 교체됐다. 황의조의 몸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우려됐다.

다비트 바그너 노리치 시티 감독은 ‘미러’와 인터뷰에서 황의조의 이른 교체에 대해 “햄스트링 부상 때문이었다. 검사해보고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보겠다. 그가 부상으로 자리를 오래 비운다면 큰 문제겠지만 우리는 부상을 다뤄본 경험이 많다. 황의조의 부상이 얼마나 길어질지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일각에서 황의조가 불법촬영혐의로 국가대표 자격이 정지된 것이 소속팀 출전시간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다그너 감독은 “황의조 출전문제는 기량만 보고 판단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바그너는 “황의조는 현재 폼이 좋다. 한국대표팀에서도 골을 넣고 왔고, 우리 팀에 복귀해서도 2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요즘 아주 열심히 뛴다. 황의조가 영국에 적응했기 때문에 좋은 기량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만족했다. 황의조가 기량만 유지한다면 소속팀에서 계속 출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황의조는 성관계를 나눈 당사자의 사전 동의 없이 영상 촬영을 한 혐의로 지난 달 18일 경찰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피해자는 황의조가 합의 없이 불법촬영을 했다며 그를 고소했다. 황의조는 지난 6월 그리스에서 활약할 당시 핸드폰을 분실해 영상이 유포됐으며, 성관계와 촬영 역시 피해자와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혐의를 일체 부인하고 있다.

황의조 사건은 영국 주요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일파만파 커졌다. 영국일간지 ‘미러’는 30일 “노리치 공격수 황의조가 불법으로 섹스테이프를 촬영한 혐의로 한국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대한축구협회가 그의 국가대표 자격을 정지했다. 황의조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한국발 소식을 발빠르게 전했다. 소속구단 노리치 시티 역시 황의조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가 피의자신분으로 경찰조사를 받았음에도 중국전에 출전시키는 무리수를 감행했다. 결국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정치권까지 나서 황의조 사건을 문제 삼았다. 

뒤늦게 여론을 의식한 대한축구협회(KFA)는 28일 윤리위원회를 열어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황의조에 대해 사실관계에 대한 수사기관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는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황의조는 국가대표 자격이 정지된 다음 날 소속팀 경기에 출전해 2경기 연속골을 넣는 등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그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황의조가 3일 브리스톨 시티전에 출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황의조는 10일 프레스턴전에서 복귀를 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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