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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님, 사퇴가 '진정한 책임'입니다 [박연준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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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전 감독은 대표팀 경쟁력 이끌어내는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기대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결국 경질됐다. 다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끝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만을 보였다.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이하 KFA) 임원 회의가 열렸다. 지난 13일 임원 회의에 불참했던 정몽규 KFA 회장을 비롯해 김정배 상근부회장, 최영일 부회장, 정해성 대회 위원장,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이윤남 윤리위 원장, 김태영 사회공헌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김진항 대회 운영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이 참석했다. 


이날 가장 큰 안건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이었다. 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64년 만의 우승 도전을 목표로 삼았다. 다만 이전 조별리그부터 뚜렷한 성적을 보이지 못한 클린스만호는 매 경기 의구심을 자아냈다.

대표팀은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함께 조별리그 E조에 편성됐다. 첫 경기인 바레인에 3-1 승리를 거둔 뒤, 요르단과 2-2, 말레이시아와 3-3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16강전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힘겹게 8강에 오른 데 이어, 호주를 상대로 연장전 끝에 2-1 승리를 거두었지만, 이후 결승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요르단과 4강에서 0-2 패배를 했다. 결승 좌절도 좌절이지만 요르단에 유효 슈팅 1개도 때리지 못한 최악의 굴욕을 남겼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내내 이렇다 할 전술 없이 선수 개인에 의존하는 축구로 비판을 받았다. 아시안컵 이전에도 잇따른 외유 논란과 재택근무 또 최근 대두된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불화가 섞인 선수 관리 문제 등, 역대 한국 축구사에서 '최악의 감독'으로 불릴만한 행동을 남겼다. 



KFA의 결정권을 쥔 정몽규 회장의 결정은 클린스만 경질이었다. 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면서 코칭스태프 포함 100억원에 가까운 위약금을 지불하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우 지난해 2월 말 부임한 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한국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국가대표팀 운영에 대한 협회 자문 기구인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전날 감독 교체를 건의함에 따라 소집된 이날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은 클린스만 감독에게 전화로 통보됐다. 



특히 팬들의 반발 목소리도 컸던 이번 사항이다. 이날 회의가 열린 축구회관 앞에서 여러 축구팬은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과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펼쳤다다. 또 '축구협회 개혁의 시작, 정몽규와 관계자들 일괄 사퇴하라'는 현수막도 내걸기도 했다.

이어 축구대표팀 공식 팬 SNS인 붉은 악마도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과 지도부의 일괄 사퇴를 요구한다"며 공식 성명을 발표했었다.

정몽규 KFA 회장은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축구 팬을 비롯한 많은 분께 실망드려 죄송하다. 축구 협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라며 "협회 집행 위원들에게 내용을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대표팀 감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해당 논의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경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SNS를 통해 "우리를 아시안컵 준결승까지 이끌어 준 여러분의 응원에 감사드린다. 지난 12개월간 놀라운 여정이었다"며 "모든 선수와 코치진, 모든 한국 축구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은 "계속 파이팅"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과 KFA가 보인 행동엔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있다. 여전히 비판 받고 있는 것은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 사태에 대한 협회의 모습이다. 



영국 매체 '더 선'은 지난 14일(한국 시각)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기간 불협화음이 있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요르단과 4강전을 하루 앞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선수들의 다툼이 벌어졌다. 식사를 일찍 마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어린 선수들이 탁구하려고 자리를 떠났는데, 저녁 식사 자리를 팀 단합의 시간으로 여긴 손흥민(토트넘)이 쓴소리를 하자 충돌이 발생했다.

손흥민이 자리에 돌아오라고 하자 이강인이 무례한 반응을 보였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발생해 손흥민이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손흥민은 오른쪽 중지와 검지에 흰색 테이핑을 하고 4강전에 나섰다.

이후 협회 역시 해당 내용을 인정하면서 하극상을 벌인 이강인을 향한 비난 여론이 높아졌다. 특히 이강인은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협회가 인정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문제를 공론화해, 오히려 우승 실패 원인을 선수들에게 책임 회피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여전히 받고 있다. 




축협의 우두머리, 정몽규 회장은 진짜 문제없나요?

한국 축구의 문제는 이번 아시안컵 하나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지난해 3월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는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에 대한 사면이 시작이었다. 당시 협회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과 우루과이의 A매치 직전, 축구인 100명 사면을 발표했다. 사면 명단엔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당시 선수 48명도 포함, 한국 축구를 위기에 빠뜨린 인물들을 사면하며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협회는 이사회를 열어 사면 철회를 외쳤으나, 정 회장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았다.

정 회장은 "사면 결정 과정에서 미흡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면서도 "질타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나은 조직으로 다시 서는 계기로 삼겠다"라고 말해 불거진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오히려 정 회장 밑에 자리하던 이사진들은 총사퇴했다. 이영표, 이동국 부회장과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을 시작으로 협회 부회장단과 이사진 28명 전원이 일괄 사퇴를 발표했다. 협회 우두머리인 정 회장은 당시에도 의견문을 전달했을 뿐, 사퇴하지 않았다. 


이어 이번 아시안 컵에서도 정 회장은 또다시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가장 깊게 개입했던 인물이자, 현재 일어난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쥐고 있어야 하는 인물이다.

우선 클린스만 감독 위약금 관련해서 정 회장은 "변호사와 상의해야 한다. 금전적인 부담이 생긴다면 회장으로서 재정적인 기여를 할 방법을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 사태에 대해서 정 회장은 "국내 선수 일부에 대해서는 12월 26일서부터 70일 동안 합숙했다. 유럽 선수들은 1월 2일 합류했다. 거의 50명의 남자가 40일 이상 합숙했다." 며 "또 120분 경기를 계속 연속해서 했다. 모두가 예민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다.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은 상처를 악화시킬 수 있다. 언론도, 팬분들도 모두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어 "대표팀을 한 팀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다음 대표팀 감독의 덕목이라 생각한다. 아시안컵에서 무너진 것도 한 팀이 되지 못했다"며 "이를 계기로 젊은 선수들이 한 팀이 되도록 새 감독과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종합적인 책임은 저와 협회에 있다. 그 원인에 대해서 앞으로 조금 더 자세히 해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사퇴에 대한 내용엔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과정에 있어 여러 가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벤투 감독의 선임 때와 마찬가지로 똑같은 프로세스로 진행했다. 벤투 감독의 경우에도 1순위, 2순위 후보가 답을 미루거나 거절한 상황에서 제3순위 후보로 결정했다"며 "클린스만 감독 선임할 때도 61명에서 23명으로 좁혀졌다. 이후 뮐러 위원장이 5명으로 추렸고 최종적으로 2명을 추렸다. 거기서 최종적으로 클린스만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또 "연임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질문한다. 2018년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4연임으로제한하도록 협회 정관을 바꿨다. 당시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부에서 그 조항을 승인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겠다"고 말하며 사실상 사퇴에 대한 대답을 피했다. 

정몽규 회장, 이제 '진정한 책임' 을 지는 모습 보여야

결국 1년 전, 사면 논란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장은 말 그대로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축구장 혹은 행정에서 사건 사고가 일어난다면, 모든 것을 책임질줄 알아야하는 자리이다.

다만 현재 정 회장은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선수들의 불협화음, 감독의 자질 문제만이 현재 한국 축구의 위기를 만든 것이 아니다. 또 감독 교체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수장으로서 한국 축구의 키를 쥔 정몽규 회장이 이제는 진정하고 제대로 된 책임을 져야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 관련 정몽규 회장의 전문.

이번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습니다. 대표팀을 운영하는 수장으로서 대표팀을 향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사과드립니다.

협회는 아시안컵을 마치고 대표팀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과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어제 전력강화위원회를 열어 논의했고, 오늘 집행부 인원들이 보고받고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대표팀 감독 평가가 중점적으로 논의됐습니다. 협회는 해당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감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경쟁력을 이끌어낼 선수 관리와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축구 국가대표팀은 단순한 팀을 넘어 국민들에게 에너지를 전달하는 명실상부 최고의 대표팀입니다. 하지만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개선되기 힘들다고 판단해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 앞서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축구 협회 재정비가 필요합니다.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위한 사령탑 선임 작업에 바로 착수하겠습니다. 이어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결성하고 새 위원장을 선임할 것입니다. 선수단 분열 문제가 거론돼 실망했을 팬들에게 사과드립니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곤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유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습니다. 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심려와 염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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