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텐 하흐 경질설이 불붙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4일 오전 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27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1-3으로 졌다. 이로써 승점을 추가한 맨시티는 승점 62점으로 2위에, 맨유는 승점 44점으로 6위에 머물게 됐다.

무기력한 경기였다. 마커스 래시포드의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기분 좋게 앞서나갔지만, 그게 전부였다. 맨유는 맨시티의 전방 압박과 볼 전개에 정신 차리지 못했다. 선제골 이후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필 포든의 원맨쇼에 당했다. 심지어 경기 막바지에는 치명적인 실책으로 자멸했다.

전력 차이가 극명했다. 수치로도 잘 드러난다. 맨시티는 압도적인 전력을 바탕으로 27개의 슈팅을 때려냈지만, 맨유는 3개의 슈팅에 그쳤다. 래시포드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 말고는 득점에 가까운 장면이 거의 없었다. 맨시티의 맹공에 내려앉아 수비하기에 급급했고, 그마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3실점이나 허용했다. 

맨체스터 더비 참패 후 텐 하흐 감독의 경질설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국 '팀 토크'는 4일 "텐 하흐 감독은 짐 랫클리프 경에게 다음 시즌 맨유 감독으로써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보도했다. 랫클리프 경이 경질설에 쐐기를 박았다는 주장이다.

텐 하흐 감독의 경질설은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하위 탈락,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조기 탈락 등 성적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리그에서도 노팅엄 포레스트, 본머스 등 약팀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PL 3위, EFL컵 우승 등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뤄냈지만, 이번 시즌 부진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성적 부진에 새 구단주까지 자리하면서 텐 하흐 감독의 거취는 더욱 불분명해졌다. 맨유는 지난달 공식적으로 랫클리프 경의 공동 구단주 취임을 알렸다. 텐 하흐 감독이 자신이 랫클리프 경에게 지지받고 있다고 누누이 말해왔음에도 새 구단주가 텐 하흐를 내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