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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030 남초 정치 커뮤니티 관찰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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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찰 계기

 

11월 5일에 국민의힘 경선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발표 후 펨베라 인식되는 펨코가 이재명 지지로 돌아서면서 흥미를 느꼈습니다.

나와 같은 2030인데 정치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궁금해진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구경할 겸 펨코를 둘러보았습니다만 커뮤니티 특징상 여러 곳이랑 연계되어 있잖아요?

유튜브 알고리즘마냥 국힘갤, 새보갤, 더민갤 등을 둘러보았습니다.

며칠 간 둘러보고 제가 인식한 것을 기록해두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글을 한 번 써봅니다.

펨코에 대해서는 며칠 간 둘러보았습니다만 다른 곳은 얼마 살펴보지 않아 내용이 부실할 수 있습니다.

 

 

2. 보수성향 2030 남초 정치 커뮤니티의 특징

 

여기서 제가 말하는 2030 정치 커뮤니티란 펨코, 엠팍, 국힘갤, 새보갤을 의미합니다.

사실 정치 커뮤니티라고는 하지만 정치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게임 커뮤니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캐릭터가 출시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 캐릭터의 성능을 분석해보고 사용할지를 결정합니다.

캐릭터가 딜은 얼마나 나오는지, 어느 상황에서 좋은지, 무슨 캐릭터와 어울리는지 꼼꼼하게 따지죠.

 

하지만 이 정치 커뮤니티는 정치를 주로 다루면서도 정치, 정당, 정치인에 대한 분석이 없습니다.

정치를 팬심으로 바라보거나 유흥으로 소비할 뿐입니다.

자기가 어떤 정치인을 지지하는 것은 커뮤니티의 여론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는 듯했습니다.

수없이 많은 글이 인기글로 올라오지만 그 글을 보면 정치뉴스에 달려있는 네이버덧글과 수준 차이가 크게 나지 않습니다.

 

남초 커뮤니티에서 흔히 여초 커뮤니티를 비하할 때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초에서는 합리성과 상관없이 자신이 하는 이야기에 공감해달라고 글을 쓴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보수성향 2030 남초 정치 커뮤니티에서도 다른 게 없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말을 하면 추천해서 인기글로 올리고, 반박하는 말을 하면 좌파빨갱이라고 욕합니다.

대화? 토론? 존재하지가 않습니다. 설득이 아예 불가능한 곳입니다.

 

정치 성향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문재인은 종북친중반미 사회주의 내로남불 부동산폭등 저출산1위 자살율1위 페미니즘의 주범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신뢰가 없고 페미니즘을 혐오하며 이명박을 고평가합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커뮤니티마다 조금씩 다른 점이 있으니 그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2-1. 에펨코리아 정치/시사(펨코)

 

2030이 주를 이루고 있고, 홍준표를 지금도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 커뮤니티에는 홍부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홍준표와 아버지의 합성어인데 펨코의 홍준표 인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팬심보다도 더한 사랑으로써 홍준표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펨코는 이준석 홍준표 개인이 아니라 이들이 제시한 비전을 지지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준석과 홍준표로 완성되는 새로운 보수를 꿈꾸었지만 좌절되면서 표가 붕 떴습니다.

 

홍준표를 가장 지지했던 곳이기에 국민의힘 탈당인증글만 수백 개에 이릅니다.

문재인은 사회주의자, 이재명은 나라를 망칠 포퓰리즘 사회주의자로 인식합니다.

그래서 이재명을 찍겠다는 것은 다같이 망해보자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실제로 이재명을 찍을지는 의문입니다.

 

이재명을 그러한 사람으로 보고 싫어하지만 사법고시를 2년 만에 통과한 것에 대해서는 존경을 표합니다.

좋은 학벌과 시험을 잘 치는 능력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으로 숭배하는 경향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대선후보를 선택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여성부 폐지와 대북적대관입니다.

 

 

2-2. 엠엘비파크 불펜(엠팍)

 

3040이 주를 이루고 있고, 윤석열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커뮤니티 중 가장 극우적인 커뮤니티입니다.

이승만과 전두환 저평가에 대한 한탄, 전라도 비하 정당화,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미화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보수 성향 커뮤니티 중에서 글을 가장 길게 쓰고 나름 분석이라고 하는데 쓰는 내용은 이러합니다.

덧글로 반박하는 사람도 꽤 있습니다만 해당 글이 베스트글로 올라간 것을 볼 때 공감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듯했습니다.

제가 살펴본 보수 커뮤니티 중 이승만 전두환을 고평가하고자 한 커뮤니티는 이곳이 유일했습니다.

 

윤석열을 팬심으로 지지하는 만큼 잘못한 것도 무조건적으로 실드 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재인 이재명 민주당뿐만 아니라 이준석 홍준표와 그 지지자에 대해서도 적대하고 있습니다.

 

 

2-3.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국힘갤)

 

1020이 주를 이루고 있고, 윤석열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윤석열의 실언이나 잘못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살펴볼 수가 없습니다.

오직 윤석열에 대한 좋은 소식과 문재인 이재명 이준석 홍준표에 대한 욕뿐입니다.

 

 

2-4. 디시인사이드 새로운 보수당 갤러리(새보갤)

 

1020이 주를 이루고 있고, 유승민 혹은 홍준표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대선후보로 윤석열이 확정되면서 표가 붕 떴습니다.

윤석열과 이재명 둘 다 욕하는 글로 가득합니다.

 

 

3. 진보성향 2030 남초 정치 커뮤니티의 특징

 

진보성향 2030 남초 정치 커뮤니티를 생각해보니 보수성향에 비해 확실히 수적으로든 규모든 간에 적은 편입니다.

대형 커뮤니티 중에서는 루리웹뿐이라서 제가 얼마 살펴보지 못했습니다.

혹시 대형 커뮤니티 중 아는 곳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한번 관찰해보겠습니다.

 

문재인을 지지하고 페미니즘을 싫어하는 것이 공통적인 성향입니다.

보수 커뮤니티와 비교하면 팬심으로 지지하는 것에는 크게 다른 것이 없으나 비교적 대화가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3-1. 루리웹 정치유머 게시판(북유게)

 

2030이 주를 이루고 있고, 이낙연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대선후보로 이재명이 확정되면서 표가 붕 떴습니다.

이재명과 송영길에 대한 욕이 가득합니다.

 

 

3-2. 디시인사이드 더불어민주당 갤러리(더민갤)

 

1020이 주를 이루고 있고, 민주당과 이재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과 이재명이 잘못한 것은 인정하고, 다른 커뮤니티에서 들어온 사람에게 이재명을 지지하도록 설득하는 편입니다.

 

제가 이야기한 커뮤니티 중 그나마 분석글이 올라오는 편인데, 가짜뉴스나 프레임을 깨는 데 그 동기가 있는 듯했습니다.

인상 깊었던 분석글은 NYT가 이재명을 극비 방문한 것이 대통령 면접인 이유였습니다.

당시 방문한 NYT 임원의 직급과 그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사실만 적어놓고 설득되게 만든 것이 신기했네요.   

 

 

3-3. 디시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이재명갤)

 

1020이 주를 이루고 있고, 이재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대선 후보로 윤석열이 확정되면서 다양한 성향의 사람이 모이고 있습니다.

이재명을 지지하도록 커뮤니티에서 설득하는 편입니다.

 

 

(번외) 디시인사이드 로자 룩셈부르크 갤러리(로자갤)

 

예전에 유로파카페에서 활동했던 로자 룩셈부르크 지지자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로자 룩셈부르크의 사상에 대해 홍보하다가 잘 먹히지 않자 임페라토르 롬 갤러리(임롬갤)로 갔었는데요.

아마 그 사람이 이 갤러리를 만들지 않았나 추측하고 있습니다.

로자 룩셈부르크를 지지하는 사람은 인터넷에서도 엄청나게 희귀하니까요.

갤러리 설립 초기에는 임롬갤과 어느 정도 연계가 있었던 모양인데 지금은 그런 게 없는 듯했습니다.

 

현재 좌파 운동권이 활동하고 있는 구좌파 커뮤니티입니다.

사회주의, 공산주의, 아나키즘 등 다양한 좌파 사상을 지지합니다.

반공주의, 보수주의뿐만 아니라 자유주의, 리버럴, 신좌파까지도 혐오합니다.

 

일제강점기에 활동하던 사회주의자가 현대로 워프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구시대적인 좌파가 모인 곳입니다.

여기서 글 한 번 썼다가 국정원에게 찍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네요.

왕년의 유로파카페가 좌파 성향이긴 했지만 그것과도 좀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절 유로파는 좌파이념을 현대에 맞게 변용한다든지 하는 게 있었는데 여기는 그런 게 없습니다.

 

 

각 커뮤니티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을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살펴보면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커뮤니티는 엠팍과 로자갤

정치성향이 맞다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겠다 싶었던 커뮤니티는 펨코와 더민갤

정치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때 할 수 있는 커뮤니티는 이 중에서 없었습니다.

 

다양한 커뮤니티를 둘러보면서 느꼈던 점은 건전한 공론장의 부재가 너무나 크게 와닿았습니다.

포털뉴스 덧글이 개판이니 나름대로 정치에 대한 욕구를 해소하고자 커뮤니티에 모인 듯합니다.

하지만 워낙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양 진영 간의 불신이 기본이다 보니 객관화가 되지 않더라구요.

결국 정치에 대한 결론을 정해놓고 커뮤니티를 보면서 확증 편향이 너무나 심해졌습니다.

그렇기에 투표도 커뮤니티 여론 따라 하는 경향이 커졌구요.

 

여기에서 공교육도 지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법은 가르쳤지만 정작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은 배우지 못했죠.

바르게 살자는 말처럼 두루뭉술하게 배웠을 뿐입니다.

또한 토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인터넷 상황도 학교의 책임을 피할 수가 없겠구요.

시험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을 심어준 것도 공교육이었겠죠.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인터넷에서 정보의 양 자체는 늘어났습니다.

그와중에 언론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자신의 광고주와 자체적인 성향에 따라 뉴스를 내보냈습니다.

이에 따라 정보를 선별하는 것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언론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이런저런 느낌을 이야기하다가 글이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아 이렇게 마치려고 합니다.

2030 남초 정치 커뮤니티는 있지만 모두 여러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고, 2030 전체를 대표하기는 어려워보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크랩 원문 : Europa Universa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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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ㅇㅅㅇ님의 댓글

잘봤습니다~
2030표심이 돌아올까 궁금했는데 갈길이 멀어 보이네요
저는 제 주변의 밭을 먼저 갈고 있겠습니다

축하합니다. 첫댓글 포인트 1GOLD를 획득하였습니다.

후룰라부인님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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