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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못 올리고 적자는 눈덩이 '위기의 한전'…자구책도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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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산업은행을 제외하면 자산 규모로 국내 최대 공공기관인 한국전력이 그야말로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올해 1분기에 사상 최대치인 7조7천869억원의 적자를 낸 가운데 연간 적자 규모가 30조원대로 불어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 같은 지경에까지 오게 된 것은 그간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연료비가 크게 올랐음에도 판매 가격인 전기요금은 그에 비례해 인상되지 않은 것이 일차적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이유로 전기요금 인상을 계속 억눌러 온 것이 한꺼번에 터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탈원전·선거 등 정치적 요인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와 정치권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한전이 그동안 자구노력 등을 통해 위기 상황에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한전 왜 이 모양이 됐는지 자성이 필요하다"고 질타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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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적자 눈덩이…올해 30조원 적자 전망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한전의 올해 영업손실 규모는 평균 23조1천397억원이다.

한전은 올해 1분기에만 이미 7조7천869억원의 적자를 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적자액 5조8천601억원보다도 약 2조원 많은 것이다.

한적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연료비가 급등해 부담이 커졌는데도 판매가격인 전기요금은 그에 비례해 인상되지 않은 것이 주된 요인이다.

지난해부터 액화천연가스(LPG)·석탄·석유 등 발전 연료비가 급등했고 올해 들어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가격이 더 치솟았다.

하지만 연료비 조정단가는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잇따라 동결됐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 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분기마다 연료비 조정요금이 조정된다.

한전은 지난 16일 정부에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내역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했는데 실제로 인상된더라도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인상폭이 직전 분기 대비 kWh(킬로와트시)당 최대 ±3원, 연간으로는 ±5원인데 한전은 이번에 최대치인 3원의 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전이 산정한 3분기의 필요 조정단가는 33원이다. 조정단가를 33원 올려야 그나마 적자를 면할 수 있는데 이는 분기 최대 인상폭의 10배가 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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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원서 요금인상 억누르다 한꺼번에 터져…"물가 고려"


한전이 대규모 적자 상황에 처한 것은 정부가 그동안 물가 안정을 위해 원가주의에 기반한 전기요금 조정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정부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물가 불안 우려로 이를 억눌러 왔다.

정부는 지난 2분기 조정단가를 동결하면서 한전에 "국제 연료 가격 상승 영향으로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 요인이 발생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와 높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생활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통보했다.

이런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2020년 12월 도입한 '연료비 연동제'는 말 그대로 유명무실해졌다.

연료비 연동제는 연료비 변동분을 주기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해 가격신호 기능을 강화하고 전기요금 조정에 대한 소비자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해 합리적 전기소비를 유도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6개 분기 동안 4차례나 동결됐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치솟았던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잇따라 동결돼 한전의 적자는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일각서 '탈원전·선거 등 정치적 요인'으로 요금 억제 지적도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전기요금 인상이 억제된 데는 직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와 선거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탈원전 정책으로 전기요금이 올랐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요금 인상을 억제했다는 것이 현 정부의 시각이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정부는 탈원전 도그마가 있어서 전기요금을 어느 정도 인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도 억누른 부분이 있다"며 "에너지가 정치화돼서 전기요금을 올리면 탈원전 때문에 올랐다고 생각하게 되니까 그런(억누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그간 전기요금을 동결시킨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직전 정부에서는 올해 기준연료비를 4월·10월 두 차례에 걸쳐 kWh당 4.9원씩 총 9.8원 올리고 기후환경요금도 4월부터 7.3원으로 2원 올리는 방안이 결정됐다. 


한전 자구 노력 미흡 지적도…"인상 전에 자성 필요"


한전도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그동안 진행한 자구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추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을 찾아 한전이 정부에 제출한 전기요금 인상안에 대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한전이 왜 그렇게 됐나요. 한전의 수익이 있을 때는 없었나요"라고 반문하면서 "한전 스스로 왜 지난 5년간 한전이 이 모양이 됐는지 자성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한전은 1분기에 사상 최대 적자를 내자 6조원 규모의 자금 확보를 위해 출자 지분 및 부동산 매각, 해외사업 구조조정 작업 등을 추진하는 내용의 방안을 최근 발표했다.

한전은 정부에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제도 개선도 요구한 상태다.

한전이 건의한 제도 개선 방안은 현재 분기당 3원, 연간 5원으로 제한된 연료비 조정단가의 상·하한 폭을 확대하는 것이다.

또 소비자 보호 등을 위해 불가피하게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을 유보할 경우 향후 미반영된 요금을 미수금으로 정산하는 내용 등도 개선안에 포함됐다. 


앞으로가 더 문제…"조정단가 인상해야 한전 버틸 힘 생겨"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폭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이 인상되더라도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전기요금을 올리더라도 물가 불안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한전의 실적 개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만큼의 인상폭을 허용해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이번에 전기요금을 인상해도 앞으로가 더 문제"라며 "여름 휴가철 휘발유 수요 증가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발전 연료로 사용되는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이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유 교수는 "그런데도 이번에 반드시 요금을 인상해야 한전이 버틸 힘이 생긴다"며 "3분기에 연료비 조정단가가 3원 인상되면 한전은 8천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4분기에 3원을 인상하는 것은 너무 늦다"고 강조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전의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글로벌 에너지 가격의 하락과 전기요금의 인상·정상화가 필수적이지만 두 조건 모두 단기간 내에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료비 조정단가 제한 폭 확대나 SMP(전력도매가격) 상한제 도입 등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내 물가상승률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유의미한 실적 개선이 가능할 정도의 전기요금 인상은 연내에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3257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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