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미국 화이자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했다.

27일 오후 김강립 식약처장은 충북 청주시 브리핑룸에서 "코로나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환자 스스로 복용 가능한 먹는 치료제 도입의 필요성, 식약처의 안전성·효과성 검토 결과,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팍스로비드는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코로나19 먹는 치료제다. 단백질 분해효소(3CL 프로테아제)를 차단해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의약품으로서, 생활치료센터 입소 또는 재택치료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팍스로비드 투약 대상은 연령, 기저질환 등으로 중증 코로나19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및 중등증의 성인 및 소아(12세 이상, 체중 40㎏ 이상) 환자다. 니르마트렐비르 2정과 리토나비르 1정씩을 1일 2회(12시간마다) 5일간 복용하며, 코로나19 양성 진단을 받으면 증상이 발현된 후 5일 내에 가능한 한 빨리 투여받게 된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과정에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 22일 식약처에 팍스로비드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했다.

긴급사용승인이란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제조·수입자가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료제품을 공급하는 제도다. 

이날 식약처는 팍스로비드 투약으로 인한 부작용 피해가 발생하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신고해 보상받을 수 있다고 함께 밝혔다.

브리핑에 참석한 최원석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약물을 투여했던 군에서 위약군에 비해서 빈도가 더 증가하는 것으로 보였던 부작용에는 설사, 오심, 미각이상과 같은 부작용이 있었다"며 "대부분은 약물이 종료되고 난 이후에 호전되는 경과를 보였고 가벼운 양상을 보였던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신부의 경우 팍스로비드 투약의 유익성이 위해성을 웃돌 때 투여하게 돼 있다. 수유부는 약물 투여 중엔 수유를 중단해야 한다. 중증의 간장애 또는 신장애 환자는 약물이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투여가 권장되지 않는다.

김 처장은 "안전성 정보에 대해 지속적인 분석·평가함으로써 신속하게 주의사항 안내, 사용중단, 회수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고, 만약 부작용 피해가 발생할 경우 인과성을 평가해 보상하도록 하는 등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오미크론을 포함한 다양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에게도 팍스로비드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처장은 "임상시험의 결과 이 약물이 델타 바이러스에는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시험관 내 시험에서도 다른 변이주인 알파, 베타, 감마 그리고 델타와 뮤까지 다양하게 저희가 검토를 했을 때 항바이러스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오미크론에 대해서는 시험관 내의 시험을 통해서 확인된 바가 아직 없다"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 그리고 자문회의 과정에서 논의된 바를 바탕으로 평가해 보면, 팍스로비드는 단백질의 효소가 단백질의 증식을 억제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달 17일 질병관리청이 신청한 머크(MSD)의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승인도 검토하고 있다. 김 처장은 "안전성, 특히 효과성 부분에 관한 자료와 관련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한 내용을 진행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며 "아직 검토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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