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의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이씨의 횡령 배경을 두고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씨는 변호사에게 “회장과 독대해 지시를 받았다”는 주장을 하자 회사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씨가 구매한 금 일부를 회수하고, 계좌 252억원을 동결한 경찰은 오늘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추가 조사에 나선다. 

7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이씨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40분까지 13시간40분 동안 경찰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달 이씨가 한국금거래소 파주점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구매한 1㎏짜리 금괴 851개 중 430여개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은행 및 주식 계좌에 있던 돈 252억원도 동결했다. 경찰은 오늘 2차 조사를 시작하고, 이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이씨가 빼돌린 것으로 추정되는 돈은 주식·금괴·부동산 매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작년 10월 1430억원으로 동진쎄미켐 주식 391만여주를 사들인 뒤, 12월까지 336만여주를 팔았다. 매도 금액은 1112억원이었다. 이후 이씨는 680억여원을 금괴를 매입하는 데에 썼고, 나머지 돈은 다른 계좌로 분산 송금해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일부 돈이 부동산 매입 계약을 체결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은 가족 등 다른 사람 명의로 부동산 매입 계약을 체결한 뒤 횡령금으로 대금을 지불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해당 부동산이 기소 전 몰수보전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기소 전 몰수보전’이란 범죄 혐의를 받는 자가 확정판결을 받기 전에 몰수 대상인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경찰은 전날 오후 이씨의 아내와 여동생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씨 측 변호사가 윗선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 오스템임플란트가 강하게 반발했다. 전날 경찰서에서 만난 이씨의 변호사는 취재진들에게 “공개된 직위가 있었던 분인데 개인의 소행이라 보기 어렵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실이라 말하긴 어려우나 윗선의 업무 지시가 있었던 걸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씨의 변호사가 그런 내용(윗선 지시)을 이야기한다면 경찰도 사실여부를 확인해봐야겠으나, 어떤 내용을 특정해서 수사 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당사 회장과 관련해 횡령 직원이 진술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는 빼돌린 금괴의 은닉과 수사 교란을 목적으로 한 명백한 허위주장”이라고 밝혔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5일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과 엄태관 대표이사를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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