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덕에 확진자와 사망자 수 사이에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도 사망자가 따라서 늘어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오미크론 유행으로 하루 수십만 명씩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는 영국에서도 조심스레 낙관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4일(현지시간) 압디 마하무드 WHO 코로나19 돌발상황관리 지원팀 관리자는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그는 “심각한 폐렴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변이와 달리 오미크론 변이가 호흡기 상부를 감염시킨다는 연구가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는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있지만, 사망자 수는 이전 유행 때만큼 많지 않은 상황에 주목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확진자와 사망자 수 사이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오미크론 변이를 첫 보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하루 2만 명 안팎의 환자가 발생하던 지난 12월 중순에도 사망자는 대체로 두자릿수를 유지했다. 남아공은 현재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인 상태다.

영국도 지난 3일 18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지만 사망자는 42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 이맘 때 일일 신규 확진자가 4∼5만명, 1000명 안팎의 사망자가 나오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상황 속에 영국 수도 런던에서는 확산세가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속속 나온다. 나딤 자하위 영국 교육장관은 전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런던에서 감염률이 정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매우 좋은 데이터가 있다”고 밝혔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 기관들로 구성된 단체 ‘NHS 프로바이더스’의 크리스 홉슨 회장도 트위터를 통해 “런던의 코로나19 입원 자료가 매우 중요하다. 오미크론 정점에 먼저 진입했으므로 가장 먼저 헤쳐 나올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지난 며칠 사이 런던의 입원 증가율이 크게 떨어졌다”고 전했다.

감염병 학자인 닐 퍼거슨 임페리얼칼리지런던(ICL) 교수도 4일 BBC에 “(오미크론이) 너무 빨리 퍼져 (감염자 수가) 이토록 높은 숫자에 도달했기 때문에 이런 수치를 영원히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다음주 확진자가 줄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WHO의 마하무드는 오미크론용 백신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아직 답하기는 이르다면서도 해당 결정을 상업 분야에만 맡겨서는 안 되며 세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백신이 아니라 백신 접종과 취약 계층의 접근성”이라고 강조했다. 최소 128개국에 보고된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백신을 공평하게 분배해 각국이 7월까지 인구의 70% 이상 접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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