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아우르는 지역)에 대한 집중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돈바스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 점령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번번이 포위가 뚫리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장악했던 남부지역에서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하르키우·수미에 포격 집중…세베로도네츠크 점령은 아직

30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북부 국경 지역 도시 하르키우와 수미를 포격하며 이 지역 점령을 시도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이 전력을 다하고 있어 돈바스의 상황은 여전히 극도로 어렵다"고 말했다.

AP는 러시아군이 돈바스 주요 도시에서 거리마다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방어도 굳건해 돈바스 전역에서 펼쳐진 러시아의 진격을 늦추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특히 돈바스 핵심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 점령을 위해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세베로도네츠크 외곽을 완전히 포위한 뒤 중심부로 진격한다는 계획이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반격을 통해 포위망을 뚫고 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 남동부 지역과 북동부로 진격해 들어왔지만,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마을로 진격하면서 러시아군의 포위를 돌파했다고 전했다.

올렉산드르 스트리우크 세베로도네츠크 시장은 전쟁 시작 이후 러시아의 공격과 의약품 부족 등으로 시민 약 1천500명이 사망했고, 주민 1만2천∼1만3천명이 지하실과 벙커에 피신 중이라며 "시가전으로 사망자와 부상자는 매시간 늘고 있다"고 AP에 전했다.

인구 약 10만의 세베로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군의 주 보급로가 지나는 곳이다. 러시아군이 이 지역을 함락하면 보급이 막히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루한스크주에서 전면 철수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 올레 즈다노우는 "러시아는 서방의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하면 더는 진격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이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통제하는 영토를 확장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고 증강을 계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부 탈환 노리는 우크라…"러, 장악 지역 주민 떠나라" 촉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집중하는 사이 우크라이나는 이미 함락된 남부지역 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모든 잃어버린 지역을 되찾을 것이라며 러시아군이 점령한 지역의 우크라이나 주민들에게 "우크라이나가 통제하고 있는 지역으로 피난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방법과 기회를 찾아 시도해야 한다"며 "이는 여러분과 여러분 자녀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전날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헤르손은 전쟁 초기 러시아군이 가장 먼저 점령한 곳 중 하나다.

바딤 데니센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국영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군이 최근 헤르손과 자포리자에서 10㎞ 정도 후퇴했다고 말했다.

다만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도 이 지역을 빠르게 되찾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러시아군이 이곳을 점령한 지 수주가 지나면서 이미 요새화했기 때문이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최근 보고서에서 "헤르손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러시아)부대가 배치돼 있고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증원군을 배치해야 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이 지역에 대한 행정 통제를 강화하려는 러시아의 계획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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