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지난해 전 세계 차량용 통신장비(TCU)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탈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스마트폰 제조 사업은 접었지만 통신기술 분야에서는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1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LG는 TCU 시장 점유율 35.2%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9%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2위는 콘티넨탈(25.3%), 3위는 하만(12.7%) 등이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LG가 지난해 중국·미국 시장에서 GM·폭스바겐 등과의 사업 협력을 넓힌 결과로 분석했다. LG는 2019년 1위를 차지했으나 2020년 콘티넨탈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콘티넨탈은 올해 초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 기회를 엿보며 5G TCU를 출시했다"며 "다음 분기에는 점유율이 역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만은 고급 차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으며, 삼성의 유통 채널을 활용해 고객층을 더 늘려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TCU 시장은 코로나19(COVID-19)와 글로벌 부품 공급난에도 불구하고 커넥티드카 시장과 함께 성장세를 타고 있다. 또 위급 상황 때 차량에서 비상전화를 걸 수 있는 기능인 이콜(eCall) 탑재가 유럽 시장에서 의무화되는 등 자동차 통신관련 정책 변화도 도움이 됐다.

최근 자동차 TCU 시장 내 5G 수요도 늘고 있다. 현재 커넥티드 자동차의 90% 이상이 LTE(4G) 기반 TCU를 쓰고 있지만,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이 늘어나면서 5G 통신장비 수요도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다. 모힛 샤르마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센서가 만들어내는 데이터는 초당 400메가바이트(MB/s)가 넘는다"며 "AI(인공지능)와 클라우드 기반의 정교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위해 5G 전환은 필수"라고 말했다.

한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TCU 출하량 성장률은 2025년까지 연 평균 15%에 달하며, 매출은 2020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70억 달러(약 8조6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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