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大丘)의 이름은 왜 '대구'일까? (2/2)
본문
역대 명칭에서 땅, 고을, 나라 등을 뜻하는 벌/화(불 : 火)을 제하고 보면 다음과 같이 "달(達) = 달구(達句)"라는 결과값이 나온다.
전체 명칭 | 이름 | 행정단위/지역/땅/나라 |
달벌(達伐) | 달(達) | 벌(伐) |
달벌성(達伐城) | 달(達) | 벌(伐), 성(城) |
다벌국(多伐國) | 다(多) | 벌(伐), 국(國) |
달구벌(達句伐) | 달구(達句) | 벌(伐) |
달구화현(達句火縣) | 달구(達句) | 화(火, 불), 현(縣) |
달불성(達弗城) | 달(達) | 불(弗), 성(城) |
자, 그렇다면 대체 이 '구(句)'는 무엇일까? 조금 더 시야를 넓혀서 이 자문에 자답하여 보겠다.
■ 다락(樓, loft)
다락은 순우리말로서 중세국어에서도 '다락(1447, 석보상절)'으로 나타난다. 다락은 누각, 또는 집 안에서 방보다 높이 지은 방을 가리킨다. 즉 높다(高)는 뜻에서 높은 공간과 장소로서의 그 무엇을 가리키는 말로 나아간 것인데 산(山)을 뜻하는 옛말 '달'과 동원어일 가능성이 높다.
■ 다케(たけ)
일본어에서 악(岳, 嶽), 즉 큰 산(높은 산)을 다케(たけ)라고 한다. 일본어에서 천지자연의 물상을 가리키는 어휘 가운데에 다수가 우리 옛말에서 건너 간 것이다 하는, 언어학자들의 여러 연구결과로 미루어 보면, 또한 그 소리값의 유사성과 말뜻의 동질성을 고려하면 이 일본어 다케(たけ)는 산(山)을 뜻하는 우리 옛말 '달'과 동원어일 가능성이 높다.
사실을 근거한 추정을 토대로 이들 어휘를 다음과 같이 병치하여 보자.
달(達) = 달구(達句) = 다케(たけ) ≒ 다락
달구의 '구', 다케의 '케', 다락의 '락'에 붙은 'ㄱ'과 'ㅋ'은 ㅎ(/h/)이 여린입천장에 마찰되며 나는 /x/(무성음), 또는 /ɣ/(유성음)에서 비롯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목구멍에서 나온 ㅎ(/h/)은 혀의 뒤쪽이 가볍게 움직이며 여린입천장에 날숨이 마찰될 때에 /x/, 또는 /ɣ/로 변하며 혀의 뒤쪽이 더 깊이 움직여서 마침내 파열될 때에 ㄱ, ㄲ, ㅋ 으로 변한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지금 바로 '달'을 발음해 보라. 엄밀히 관찰하여 보면 '달'의 발음은 'ㄹ'로 끝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달'을 발음하면서 'ㄹ' 발음을 마무리할 때에 혀의 움직임에 따라 목구멍에서 나오는 공기의 기세가 여린입천장(입천장 안쪽)과 혀의 뒤쪽에서 마찰을 일으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보통 끝소리가 'ㄹ'일 때에는 그 말소리가 쉽게 흐르므로(불분명해지므로) 그 흐름을 막아서려 그 끝에 힘을 주게 된다.
서정범은 이런 것을 말음(末音)이라 하였는데 이 말음은 우리가 보통 끝소리를 뜻하는 종성(終聲)과는 다른 개념이다.
비근한 예로 다음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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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새(鳥)1
ᄃᆞᆯ
→ 도리
→ ᄃᆞᆰ → 달기/달구/닭
② 새(鳥)2
비두리
→ 비둘기
③ 돌(石)
돓
→ 돌
→ 돍 → 독
(돓섬 → 돍섬 → 독섬)
# 독도(獨島)의 본래 이름은 바로 이 ‘독섬’이었다. 이 ‘독섬’이 석도(石島)와 독도(獨島) 등으로 표기되었던 것이다. 돌로 이루어진 무인도를 뜻하는 말이다.
④ 햇님&빛
블(>불) - ᄇᆞᆰ/븕 - 벌겋다/빨갛다/발그레
# 불구내(弗矩內 : ᄇᆞᆰ누리=광명세계) = 혁거세(赫居世)
⑤ 달구다(煉, heat)
(달고다)
→ 달오다 → 달우다 → 달구다
⑥ 달리다(走, run, dash)
ᄃᆞᆯ이다
→ ᄃᆞᆯ리다/ᄃᆞᆯ니다
→ 달기다/달구다/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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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검토로써 다음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대구(大丘)는 신라 경덕왕 때에 달구화현(達句火縣)의 이름을 대구현(大丘縣)으로 바꾼 데에서 비롯한 고을 이름이다. 달구화(達句火)는 달구벌(達句伐)을 달리 적은 것이다. 대구현(大丘縣)의 현(縣)은 벌(伐, 火)을, 대구(大丘)는 달구(達句)를 대체한 것이다.
대구(大丘), 즉 달구(達句)는 산(山)을 뜻하는 우리말 '달'을 음차표기한 것으로서 '달'을 그대로 적었을 때에는 달(達)로, '달'의 말음(末音)으로 목구멍소리 ㅎ이 간섭하고, 나아가 여린입천장 마찰음 /x/, 또는 /ɣ/으로, 다시 여린입천장 파열음 /g/, /k/이 간섭하면서 나타난 '닳 -> 닭 -> ᇘ'을 적극성을 띠고 표현하고자 하였을 때에는 달구(達句)로 적었다.
달/다/달구 → 大(크다) + 벌/불 → 丘(언덕, 무덤, 마을) = 대구(大丘) X
닳/닭 = 달구(達句) → 대구(大丘) O
벌/불 → 현(縣) O
「대구(大丘)의 지명유래에서 구(丘)와 구(句)의 성격 연구」, 2020
ⓒ 무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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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연구글은 아래에 링크한 다음의 위치에서 작성한 본인의 글을 백업한 것입니다. 백업 과정에서 다소의 수정과 보완이 이루어졌습니다.
2020년 4월 5일
댓글목록 4
의자늘보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무쿠리님.
ps. 질문이 하나 있는데유.
20여년 전에 학원에서 재수할 때 고문(古文) 선생님께서
신라면 에 申을 맵다는 뜻으로 쓰는 건 쪽바리들이 했던 것이라고 하셨어유.
옛날 조상님들은 맵다는 뜻은 매울 열(熱) 자를 쓰셨다고 하시던데, 맞는 말씀인가요?
축하합니다. 첫댓글 포인트 1GOLD를 획득하였습니다.
무쿠리님의 댓글의 댓글
아마도
우리 음식 고유의, 그러니까 우리 조상들이 생각하는 음식의 매운맛은 매운맛이 아니라 얼큰한 맛이어서
그것을 설명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유
진빠1더1핵1펀치님의 댓글
달구벌, 한밭, 빛고을 등등
왜늠들이 자기들 관리하기 쉽게 음차나 의미를 따서 한자로 바꾸게 했다고 들었삼.
해애보옴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