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시절 저를 마치 아들처럼 챙겨주시던 옆집 아저씨&아줌마에 대한 글을

예전에 '아저씨'란 제목으로 친게에 쓴 적이 있는디 

방금 검색해 보니 글을 쓴게 1년 3개월 전쯤이네유.

어제 밤 늦게 갑자기 전화가 와서 받아 보니

미국에 계신 그 옆집 아줌마셨어유.

이젠 80이 훌쩍 넘으셔서 말씀을 알아듣기가 쉽지 않았는디

여튼 하신 말씀을 3줄 요약하면...

요양원에 계시는 (90이 다 되어 가시는) 아저씨 건강이 많이 안 좋으시다.

그리고 나도 오래 살진 못할거 같다.

너를 유산 상속인으로 정했으니 그리 알고 있거라.

갑자기 머리가 멍~해져서

오랫동안 찾아 뵙지도 못하고, 안부 전화도 자주 드리지 못해 죄송해유

...라는 말씀만 겨우 드리고 통화를 마쳤네유.

바로 와이프한테 전화해서 

나는 엄니 간병 때문에 꼼짝도 못하니까 

대신 당신이 지훈이 데리고 되도록 빨리 찾아뵈러 가라고 당부하고선

담배를 한 대 피워 물었는디...

미국은 담배 파는 가게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아저씨가 저를 위해 담배 가장 싸게 파는 가게까지 한참을 운전해서 데려다 주시곤 했던 기억이 떠오르데유.

처음 그렇게 담배 가게 갔을 때 아저씨 왈

"너 담배 얼만큼 살거니?"

"음......"

"담배 한 갑은 pack이라고 하고, 열 갑 들어간 건 carton이라고 한단다. 이런건 책에 안 나올거야. 자, 가서 사봐"

...라고 하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유.

IMF 시절 달러당 2000원이 넘을 때는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천천히 갚으라며 큰 돈도 빌려주시고...

글로 다 쓰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신세를 졌는디

돌이켜 보니 뭐 제대로 변변하게 해드린게 없는거 같네유.

형제자매 분들도 있고, 조카들이랑 조카 손주들도 있으신데 왜 피 한 방울 안 섞인 저한테....?

평소에 안부전화나 이메일이라도 자주 했더라면 맴이 이렇게 거시기하진 않을텐디...

아이 씨...담배 연기가 눈에 들어갔는지 눈에서 땀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