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엄니 퇴원해서 집에 오셨어유.

워낙 청결과 냄새에 민감하신 양반이라 도착하시기 전에

새벽부터 일어나서 환기 시키고 치우고 온 집안을 쓸고 닦고, 설거지도 하고

의식주 중에 '식'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양반이라 대충 음식까지 하니까 대 여섯 시간이 걸렸네유.

돼지고기 김치찌개도 끓이고 고등어도 튀기고, 간장 깻잎, 오징어 젓갈, 삼겹살, 곰탕도 사다 놓고...

드뎌 오셨는디....

밥 드시기 싫다고 예전에 먹었던 그 중국집 탕수육 시키라고...ㅎㅎ

여긴 배달도 안 하는데라 가서 사왔쥬.

저녁에도 밥은 싫고 누룽지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누룽지 끓여서 드렸네유.

낼 아침엔 뭐 드시고 싶냐고 물었더니 걍 암거나 달라고...

병원 아침식사 시간이 7~7시반이라 아침 챙겨드릴려고 6시반에 일어났네유.

김치찌개 맛있게 된거 같은데 한 번 드셔보라고 차려 드렸더니

드시더니 맛있게 잘 끓였다며 이제 혼자 살아도 되겠네...하시네유 ㅎㅎ

김치찌개 쉬운거 같으면서도 맛있게 끓이기가 너무 어렵던디 1~2년 시도했더니

이제 제법 먹을만 해진거 같아 살짝 뿌듯하기도 한데...

그보다는 뭐랄까....서글픔이...ㅎㅎ

점심엔 국수가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지금 육수 끓이고 있는디 맛있게 될라나 모르겄네유. 

점심 맛있게들 드셨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