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구워 먹을까 했더니 마침 상추가 없다.

근처 식자재 마트로 향하는 발걸음이 왠지 가볍다.

오늘도 채소 코너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그녀.

상추 한 봉지 장바구니에 담은 후 괜시리 채소 코너를 빙빙 돌다가

계획에 없던 아욱도 한 봉지 담는데 옆에 봄동이 보인다.

겨울이 다가오는 지금 왜 봄동이?

마침 근처에 있던 그녀.

기회는 찬스다.

"저...봄동은 국 끓여 먹으면 되나요?"

"국 끓여 드셔도 되고, 양념 넣고 버무려 드셔도 되요. 원래 봄에 나오는건데...."

"그러게요. 저도 그렇게 알고 있는데..."

"요즘은 하우스 재배를 해서..."

"아...크~~ 그렇구나. 근데 해 먹을 줄 몰라서 사고 싶어도 못 사겠어요."

"사모님보고 해달라고 하셔요."

"그 분은 미국에 계셔서..."

"어머! 혼자 계세요?"

"네..ㅎㅎ"

"어머! 그럼 제대로 못 챙겨 드시겠어요"

"그러게요. 채소 참 좋아하는데....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거참"

"어머! 어떡해. 댁이 어디신..."

이렇게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데 갑자기 마트 사장이 그녀를 부른다.

계산하고 나가려는 순간

마침 계산대 근처에서 마스크를 벗고 커피를 마시던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가벼운 미소와 눈인사를 교환하고 마트를 나왔다.

어떤 맛일까? 상큼한 맛일까?

아...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