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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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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겨울, 그레이하운드 강아지 그림이 그려져 있는 빠스를 타고 뉴욕을 향해 떠났음.


가는 도중,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데 차가 서길래 뭔 일인가 창밖을 보니


싸가지 없이 아무 말도 안 하고 지 혼자 내려서 담배 한 대 맛나게 빨고 있는 흑인 운전기사.


타고 있던 승객 몇 몇은 내려서 길가에서 오줌 갈기고.


이 때다 싶어서 나도 언능 내려서 말보로 한 대 맛나게 빨고 다시 승차.


아오...자리로 돌아가 앉는거 빡시네.


덩치도 큰 양키들이 앞 뒤 좌석 사이는 왜 이렇게 잣만하게 좁게 만들었는지 당췌 알다가도 모를 일.


오후 3시쯤? Port Authority 고속빠스터미날에 도착.


초겨을이라 그런지 벌써 어둑어둑한데다 어디선가 안개 같은 것도 피어 오르고 음산한 것이...


이래서 갓댐 시티(Goddamn City)인 것인가?


뉴욕 시내를 홀로 걸었음. Korean man in New York~ 그 날도 다음 날도...


걷다보니 '소호'라는데 도착했는데 허름한 건물들 벽에 죄다 철제 계단들이 달려 있음.


아...헐리우드 영화에서 본 창문 깨고 벽타고 도망가던 그거네.


또 한참 걷다보니 춥고 배도 고픈데 어디선가 구수한 냄시가 솔솔~


가까이 가보니...어라? 길을 따라 죄다 한국 식당, 한국 가게들이네.


'감미옥'이란데 들어가서 뜨끈한 설렁탕 한 그릇 때리니 살 것 같음.


계속 걷다보니 둥그렇게 생긴 건물 벽에 흑인 농구선수 현수막이 보임.


등번호 33번 Ewing. 그리고 맨 아래에 매디슨 스퀘어 가든이라고 써 있음. 


아...미국 가든에서는 불고기를 파는게 아니라 농구를 하는 모양일세.


아니지. 불고기 묵으면서 농구 보는거겄지. 


역시 양키들이 비즈니스 잘혀~


여튼 또 계속 걷다가 다리가 아파서 어디 좀 들어가서 쉴까 싶었는데


마침 커피숍이 보이길래 들어가서 앉았음.


두리번 거리면서 보니까 벽에 뭐가 많이 붙어 있는데


대충 보니 '톰소여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이 자주 와서 글 쓰던 커피숍이라고...


금발 언냐가 주문 받으러 왔길래 마크 트웨인이 묵던거 달라 하니까 슬쩍 쪼개더니만


커피 한 잔이랑 치즈케익 한 조각 들고옴.


와...치즈케익이 이렇게 고소하고 쫀득쫀득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음.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존맛탱 치즈케익.


그렇게 맛나게 묵고 나와서 이제는 어디로 갈까 잠시 망설이는데


마침 동양계 소년 한 명이 지나가길래 길 좀 물어볼까 싶어서 말을 걸었음.


"헤...헬로~"


그 소년은 날 한 번 쳐다보더니 


귀찮은 듯 마지못해 "헬로~"라고 답하더니 휙하니 그냥 지나가버리는 것이었음.


그냥 가면 어떡해? 


"어이...친구! 헬로~! 헬로~!" 그의 뒷모습을 보며 애타게 불러보았지만 그는 돌아보지 않았음.


27년이란 세월이 지났건만 아직도 뉴욕의 겨울...하면 야속하게 가버린 헬로의 짧았던 뒷모습이 떠오름.


헬로는 잘 지내고 있을런지...


- 끝 -


ps. 이 이야기는 실제사건에 기반한 것이며, 이야기 속 등장인물은 특정인을 지칭하는 것이 아님을 극구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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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5

인왕님의 댓글

헬로하믄 가영이쥬~암만!
 Oh~I'm an alien~I'm a legal alien~Hello hamun gayoung in NY~

축하합니다. 첫댓글 포인트 1GOLD를 획득하였습니다.

귀요미지훈님의 댓글의 댓글

헬로~했는데 그냥 가버린....그래서 헬로가영
뭔가 아귀가 딱 맞는데유?

진빠핵펀치님의 댓글

ㅋㅋ 읽다 보니 잉글리쉬맨 인 뉴욕 틀어주실줄 알았삼

27년전이면 소년이 아니였을 꼰데 ㅎㅎ

군대갔으면 제대도 가능할 나이..

분명 삐졌을껴...

추신이 있어도 소용이 없을듯 하네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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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행운의 포인트 3GOLD를 획득하였습니다.

귀요미지훈님의 댓글의 댓글

올해 33세이니 당시 6세 ㅎㅎㅎ

헬로가영님의 댓글

헬로가영님의 댓글

헬로가영님의 댓글

헬로가영님의 댓글

헬로가영님의 댓글

헬로가영님의 댓글

헬로가영님의 댓글

헬로가영님의 댓글

헬로가영님의 댓글

진빠핵펀치님의 댓글의 댓글

우왕 이 얼마만에 보는 인증사진 ㅎㅎ

근데 어릴때 부터 잘생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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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님의 댓글의 댓글

쟈가 크믄 원빈이 되지용~ㅎㅎ

진빠핵펀치님의 댓글의 댓글

헬로가영님의 댓글의 댓글

귀요미지훈님의 댓글의 댓글

신의한수님의 댓글

헐..실화 맞네
근데 원빈이 초딩졸업사진을 왜 올린건지

신의한수님의 댓글

그르고 보니 엊저녁  설렁탕 먹은 식당이 감미옥

귀요미지훈님의 댓글의 댓글

저두 급 땡기네유 ㅎㅎㅎ

아이유짱님의 댓글

역시 삼촌 여행썰은 현장감이 있어유
자 이제 본편을 내놓으시오이모티콘

귀요미지훈님의 댓글의 댓글

요즘 감이 많이 떨어져서리...먼저 감 좀 추슬러야되유 ㅎㅎ

신의한수님의 댓글

그레이하운드가  이전에 노인네들이 개그린  버스라구 불렀다드만요

귀요미지훈님의 댓글의 댓글

개그린 버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구린 버스는 맞긴 맞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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