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싸이룽이랑 대화를 하는디

잘 지내시냐고 묻길래

늘 똑같지 뭐. 방금 직접 만든 닭볶음탕에 쐬주 한 잔 했다고 하니,

자기 학교 친구들도 한국 소주 자주 마신다며

태국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소주가 인기가 많다고 하네유.

그래? 뭐 마시는디? 참이슬? 처음처럼?

한국 소주도 있고, 태국제 소주가 있다고 하네유. 'Tae Yang'이라고...

헐~ 뭐여? 내가 모르는 태국 소주가 있다고?

궁금해서 좀 찾아보니...

작년에 출시됐네유. 그래서 제가 몰랐네유.

도수는 14.5도. 가격은 80바트니까..우리 돈으로 약 3천원.

3천원이믄...약 7~8년 전 태국에 있는 까르푸 같은 대형마트에서 팔던 한국 수입 소주 가격이네유.

그츄. 오리지널 수입산보다는 싸야쥬. 당연히...

아래 광고 이미지들을 보시믄 태국에서 소주가 어떤 포지션인지 딱 감이 올거에유.

태국업체라 그런지 태국시장을 잘 알고 소주 포지셔닝을 아주 잘한거 같아유.

태국엔 젊은층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마음껏 즐길만한 술이 없어유.

개발도상국 시장이 그러하듯 태국 시장도 거의 모든 공산품, 소비재가 중간 시장이 없어유.

극소수 상류층이나 즐길 수 있는 아주 비싼 수입산과 시장 가판대에서 파는 싸구려 국산(또는 중국산)

이렇게 극단적으로 양분화 되어 있거든유.

술도 마찬가지라

어쩌다 잘나가는 나이트에 가서 한달치 월급의 1/5 정도 하는 수입산 양주를 큰 맘 먹고 1/n 해서 마시거나

아니면 집이나 로컬 식당에서 아저씨들이 평소 웃통 까고 마시는 저렴한 국산 맥주를 마시거나 둘 중 하나에유.

이런 상황에서,

늘상 TV에서 보던 멋진 한국 오빠, 언니들이 마시는 소주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아유?

나이트에서 조니워커 같은 비싼 양주 대신 소주로 한국사람이 된 기분도 들고, 뭔가 세련된 느낌도 들고, 가격도 무지 착하고... 

광고 이미지에서 알 수 있듯 소주가 굉장히 젊고, 세련되고 트렌디하고, 사이버 펑크 같은 느낌이잖유.

갑자기 궁금해서...

싸이룽아, 너도 가끔 친구들이랑 나이트 가고 그러니?

아뇨. 아직 한 번도 안 가봤어요.

왜? 너도 이제 대학생이니까 가끔 가고 그래도 돼.

네.

근데 요즘은 어디가 물이 좋니?

네?

아...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