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 했어유.

날 좋으면 좋아서 한 잔, 비 오면 비 와서 한 잔

좋은 일 있음 기분 좋아서 한 잔, 나쁜 일 있음 기분 나빠서 한 잔 ㅎㅎ

오늘 와이프가 전화 해서는

못 본지도 오래됐고, 지훈이도 밤에 자다가 가끔 잠꼬대로 아빠를 찾는다며

이제 한국 생활 정리하고 엄니 모시고 미국 들어 오면 안되냐고 묻네유.

결혼하기 전에 한 약속이 있어서인지 아내가 강하게 요구하진 못하는데

그래도 아내로서, 특히 한 아이의 엄마로서 간절함이 뭍어나고

또 여태 불평 한 마디 없이 남편 가치관을 이해해 준 것도 고맙고 미안하긴 한데

여기 걸려 있는 일도 있고, 동남아에 있는 사업장들도 그렇고,

무엇보다 인연 있는 아이들이 많이 있는데

미국에 가게 되면 물리적 거리가 너무 멀어져서 고민이 되네유.

생각 해볼께...라는 대답만 하고 빗소리 들으면서 홀짝홀짝 ㅎㅎ

임지훈 - 길

터벅터벅 걷는 길은 너무 힘들어

보이지 않는 인생길도 두렵기만 해

때론 힘들어 포기하고 지칠 때도 있어

그 무엇을 찾으려고 여기에 왔나

스쳐가는 바람에 눈물이 흘러내려도

쉽게 포기하지마 멈출 수는 없잖아

바람아 세상을 날아날아 가보자

자유롭게 저 먼 곳 세상 끝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