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 한 줄로 앉고, 맞은 편에 여자들 한 줄로 앉고

한 사람씩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내 옆에 앉아 있던, 날 데려온 선배한테 귓속말로 물었다.

"어느 학교에요?"

"OO여대"

아...다들 참하게 생겼네.

그 중에서도 그 누나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새까맣고 긴 생머리, 약간 어두운 피부톤, 

범생이와 날라리가 섞여 있는 듯한 얼굴에

수줍게 웃는 미소가 아주 따뜻하게 느껴지는 

아주 묘한 매력이 있는 누나.

실제론 겨우 한 살 차이인데 3~4살 위 느낌의 누나.

내가 뭘 해도 다 받아줄 것 같은 느낌의 누나.

자기소개가 끝난 후 이어진 어색한 대화와 웃음의 시간.

이윽고

여자 측 주선자 왈,

"이제 짝을 지을건데... 짝이 되고 싶은 사람을 1순위부터 3순위까지 3명 적어 주세요"

이른바 학력고사팅이었다.

이어지는 주선자의 말.

"짝이 생긴 사람들은 둘이 나가서 하고 싶은거 하면 됩니다"

종이에 적기 전에 나도 모르게 누나를 쳐다봤다.

누나도 날 보고 있었다.

그 누나를 1순위로 적은 후 주선자에게 종이를 넘겼다.

누나도 나를 적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