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시절 국립외교원장(차관급)을 지낸 김준형 후보가 외교 전문가로서 한미 동맹의 예속적 측면을 지적하고 한국 정부의 주체적 의사 결정을 강조한 걸 어용 언론들이 그저 '반미'로 규정해 공격하는 것부터 지극히 단순한 아메바 같은 논리라고 할 수 있다. 여론에도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조국혁신당이 변함없이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는 데서도 확인된다. 세간의 관심은 오히려 한동훈 위원장 딸의 국적 문제에 모아지고 있지만 이들 어용 언론은 이에 대해서는 철저히 입을 다물고 있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조국혁신당 돌풍을 어떻게든 저지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 오히려 역효과만 야기하는 형국이다.

김 후보는 2일 페이스북에서 "제 두 딸의 국적에 대한 악의적인 기사와 거듭된 취재 요청이 있어 관련 입장을 밝힌다.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의 말처럼 '마피아보다 못한' 일부 언론들이 두 딸의 국적까지 거론하면서 공세를 가하고 있다"며 "저는 재미교포와 국제결혼을 했다. 따라서 국적 문제는 원정 출산 같은 위법이나 꼼수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자녀들은 미국에서 태어났고, 성인이 된 후 자기 결정을 내린 것이며 저 또한 그 결정을 존중한다. 제가 미국 생활 10년 이상에도 미국 시민권을 딴 적이 없는 것처럼, 배우자나 자녀에게도 강요하지 않았다"면서 "2015년 배우자와 아들만 귀국한 것이다. 재차 말하지만 두 딸은 미국에서 태어났고, 지금도 미국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도 저의 딸들이 한국 국적을 이탈한 것에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미국 유학 시절 한국계 미국인인 재미교포와 국제결혼을 해서 세 자녀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고, 그중 장녀(33)와 차녀(28)는 성인이 된 지금까지 계속해서 미국에 살고 있는데 미국 국적이 왜 문제가 되느냐는 것이다.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항변이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6번 김준형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남북관계 및 외교정책 공약 평가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4.3. 연합뉴스

앞서 김 후보는 지난달 27일 장남(24)이 15세 때 미국 국적을 선택한 사실이 알려져 병역 기피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2000년에 태어나 줄곧 미국에서 자란 장남은 2015년 저와 함께 살기 위해 입국한 뒤 학제 문제, 언어 소통 문제로 한국 내 국제학교에 진학할 수밖에 없었다"며 "한국과 미국의 교육 편제 차이로 인해 장남이 한국 국적을 선택할 경우 한국 중학교 교과과정 이수 요건을 맞출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저희가 문의한 한동국제학교 관계자는 제게 미국 국적을 선택할 경우 입학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부득이하게 국적 이탈을 하게 된 이유"라면서 "이런 내용은 당시 한동국제학교 측과 주고받은 이메일로 증명이 가능하다"고 저간의 과정을 가급적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국혁신당의 인재로 영입되면서 장남과 깊이 상의했다. 장남은 한국 국적을 취득하겠다고 결정했다"며 "바로 국적회복 신청을 위한 행정 절차를 의뢰했다. 신속히 절차를 이행할 것이고, 제 장남은 대학 졸업 직후 입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복잡한 맥락 없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사정이다. 그럼에도 언론이 여전히 미국에 거주 중인 두 딸까지 타깃으로 삼아 자녀 국적에 관한 공세를 펴자 김 후보도 더 참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그는 "저도 반문하겠다. 미국에서 여태껏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인 저의 두 딸의 한국 국적 이탈이 문제라는 것인가? 이중국적이 '아닌' 것이 문제라는 것인가?"라며 "그렇다면 이참에 전수조사를 제안한다. 저도 궁금해서 찾아보니 기사가 통 없어서, 기자 분들이 취재 좀 해서 부디 알려주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물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장녀 알렉스 한(Alex Han)의 국적은 무엇인가?

-국민의힘 인요한(John A. Linton) 위원장 본인의 국적은 이중국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왜 한국에서 수십 년을 살고도 미국 국적을 이탈하지 않았는가?

김 후보는 "성인인 제 딸들의 국적 선택에 대해서까지 정치적 책임을 묻는다면 여당 지도부에도 똑같이 질문하기를 기다리겠다"며 "2015년 당시 박근혜 정부의 법무부에서 제 자녀들의 국적 민원을 처리했다. 법적인 절차는 저도 상세하게는 모르니 그 당시 업무 담당자에게 확인해보면 어떨까 한다. 아니면 법무부장관을 지낸 한동훈 위원장이 본인 장녀의 국적 사안이 있으니, 더 전문가가 아닌지?"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에서 이용호 후보와 함께 첫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2024.3.28. [공동취재] 연합뉴스

김 후보가 질문한 여당 지도부 중에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요한 위원장이 이중국적자인 건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인 위원장은 1959년 순천에서 태어났지만 부모가 모두 미국인이라서 원래는 단독 미국 국적자였다. 그러다 2012년 3월 가문의 교육·의료 분야 공헌을 인정받아 '특별귀화 1호'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래서 한국과 미국 국적을 모두 가진 복수국적자이며 미국 이름은 존 린튼이다. 그가 왜 여태까지 미국 국적을 버리지 않았는지는 본인이 직접 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의 공개 질문으로 이제 여론의 관심은 한동훈 위원장의 장녀 국적이 무엇인가에 쏠리고 있다. 관련 기사의 댓글과 SNS 등을 통해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한 위원장의 1남 1녀 자녀 가운데 딸은 한국과 미국 국적을 모두 가진 이중국적자다. 부인인 진은정 변호사와 미국에서 지낼 때 장녀를 낳았다고 한다. 이는 한 위원장이 직접 밝힌 사실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2022년 5월 7일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소명했다. 그중 장녀의 이중국적 논란과 관련해 "장녀는 제가 미국 국외연수 기간 중 출생해 미국 국적을 취득한 복수국적자"라며 "국적법에 따라 만 22세 전에 국적을 선택할 예정"이라고 적시했다.

 
15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연말 이웃 돕기 적십자 '2023 사랑의 선물' 제작 행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부인 진은정 변호사 등 국무위원 부인들이 선물을 포장하고 있다. 2023.11.15. 연합뉴스

2002년 결혼한 한 위원장은 검사 시절인 2004년부터 약 2년간 진은정 변호사와 함께 단기 유학길에 올라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 석사(LLM: Master of Laws) 과정을 이수한 바 있다. 방문연구원으로 지내면서 부부가 모두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땄는데 이 시기에 딸을 얻었다고 한다. 딸은 2005년생이다.

미국명이 '알렉스 한'으로 알려진 딸은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채드윅 국제학교(Chadwick International School)에 다니며 숱한 '스펙 쌓기' 의혹 끝에 지난해 4월 미국 명문대학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입학했다. 그러나 돈만 내면 게재할 수 있는 '약탈적 학술지'에 여러 논문을 게재하면서 대필 작가를 동원하고 표절까지 했다는 논란이 가시지 않아 미주 한인들이 MIT 입학 취소 청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국혁신당은 4·10 총선 이후 22대 국회에서 1호 법안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해 한 위원장 딸을 둘러싼 각종 의혹도 수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조국 대표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한동훈의 딸 논문 대필, 에세이 표절, 봉사 활동 시간을 2만 시간으로 부풀려 봉사상 등 수상, 전문개발자가 제작한 앱을 직접 제작한 것처럼 제출 등 의혹에 관한 업무방해 사건도 특검법에 포함된다"며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