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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변론' 조수진과 조수연 언론보도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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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조수진에 쏟아진 언론 보도 공정했나

5일간 기사 300개…제목엔 '일파만파' '공천취소'

국힘 조수연엔 기사 2개…'성범죄 변론' 언급 한줄

같은 논란 국힘 김상욱 · 구자룡 · 공지연에도 침묵

다른 잣대 · 다른 회초리로 진보진영 일방적 때리기

'보수 편향' 주류언론들, 기계적 중립이라도 지키길

민주당 조수진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조수연 후보. 민주당 조수진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조수연 후보.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서울 강북을 지역에 출마키로 했던 조수진 변호사가 22일 결국 자진사퇴했다. 조 변호사가 자진사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와 경위는 단 며칠간 쏟아진 수없이 많은 언론 보도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성범죄 가해자들을 변호했다는 그의 이력이 국회의원 후보로 나서는데 부적합한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여기서 그 논란에 관해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조 변호사에게 쏟아진 수많은 언론보도가 ‘적절하고 공정했는지’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다.

조 변호사의 ‘성폭행 가해자 변론’ 사실을 처음 쓴 언론은 조선일보였다. 17일 그가 출마 의사를 밝힌 지 몇시간만에 조선일보는 ‘단독’을 달아 그가 “다수의 성폭력·미성년자 추행사건에서 가해자 측 변호를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다음날부터 다른 언론들도 이 기사를 받아 비슷한 보도를 한꺼번에 쏟아냈다.

17일부터 사퇴를 발표하기 전날인 21일까지 닷새 동안 빅카인즈에서 ‘조수진’으로 기사를 검색해보니 18개 주류 언론(종합일간지 10개, 경제지 4개, 방송 4개) 기사 320건이 나왔다. 조수진 후보 관련해 5일간 한 개 매체가 평균 16건의 기사를 쓴 셈이다. ‘조수진&성폭행’ 검색어로 검색하면 54건이다. 기사의 제목에 대부분 ‘성범죄자 변론’ ‘일파만파’ ‘논란’ ‘반발’ ‘사퇴’ ‘2차 가해’ 같은 부정적 표현들이 포함됐다. ‘한 변호사’의 입을 빌린 ‘법조계조차 패륜적 변론’이란 주장도 제목으로 뽑혔다. KBS는 “단독 보도를 이어간다”며 과거 조 변호사의 변론 내용까지 상세히 보도했다. 한겨레와 경향은 사설도 썼는데, 사실상 민주당에 공천을 취소하라는 주문이었다.

 

빅카인즈  3월17일~3월21일 닷새동안 '조수진&성폭행' 검색 기사 갈무리빅카인즈  3월17일~3월21일 닷새동안 '조수진&성폭행' 검색 기사 갈무리

언론이 국회의원 후보의 이력이나 과거 발언 등에 대해 검증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후보에 대한 언론의 객관적 검증은 유권자에게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검증은 공정하고 중립적이어야 한다. 선거는 유권자가 몇 명의 후보와 몇 개의 정당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거에 참여한 여러 후보와 정당에 대해 언론은 최대한 같은 잣대를 적용해 검증하고 보도해야한다. 그런데 과연 이번 조수진 후보에 대한 검증은 그러했는가?

상대 정당인 국민의힘 후보 중에 조수연 변호사가 있다. 그는 일제강점기를 옹호하는 매국적 친일 발언을 했다가 비판 기사가 나오자 광복회장을 찾아가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지적 장애 여중생 집단 성폭행범 16명 변호’ 이력이다. 내용이 완전히 같지 않겠지만, 민주당의 조 변호사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성범죄자 변론’ 이력인 것이다.

그러나 국힘당 조 변호사의 성범죄자 변론 이력은 언론에서 거의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빅카인즈에서 조수연 후보의 성범죄자 변론 이력 보도를 찾아봤다. 22일까지 최근 3개월 간 18개 주류 언론에서 ‘조수연&성폭행’으로 검색된 기사는 달랑 2건이었다. 그 2건의 기사조차 제목에서 ‘성범죄자 변론’이란 표현은 없다. ‘논란’ ‘일파만파’ ‘공천취소’니 하는 말은 본문에 단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어떤가? 300여건의 기사와 달랑 2건의 기사, ‘일파만파’‘공천취소’ 제목의 기사들과 ‘일제 옹호’만 언급된 제목을 보자. 민주당 조 변호사와 국힘당 조 변호사의 성범죄자 변론 보도는 공정했는가? 

 

빅카인즈 2023년 12월22일~2024년 3월22일 석달간 '조수연&성폭행' 검색 기사 화면 갈무리빅카인즈 2023년 12월22일~2024년 3월22일 석달간 '조수연&성폭행' 검색 기사 화면 갈무리

국힘당에는 ‘성범죄자 변론’ 이력이 알려진 후보나 영입인사가 몇 명 더 있다. 공지연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국힘당에 영입되었다가 ‘친족 강간범 변론’을 맡았던 이력이 알려졌다. 국힘당 인재영입위원은 “할당받은 사건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인재영입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영입을 취소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이 내용을 보도한 주류 언론은 18개 주류 언론 중 8개였고 기사도 10건 정도에 불과했으니, 언론이 거의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할 것이다.

국힘당 울산 나갑 후보로 공천된 김상욱 변호사의 경우, 그가 운영하는 로펌이 초등학생 등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을 다수 변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월18일자 서울경제는 "[단독] 여당 국민추천 김상욱 로펌, 전세사기 주범 등 수임 논란”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 내용을 기사로 썼다. 그러나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 다수 변호’는 기사 제목에 나오지 않는다. 김상욱 후보의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 다수 변호’ 관련 기사는 18개 주류 언론에 단 한 건도 보도되지 않았다.

서울 양천갑에서 국힘당 후보로 출마한 구자룡 전 변호사도 과거 여러차례 재판에서 12살 아동 등에 대한 상습 성범죄 사건을 변호하면서 가해자가 주취·정신병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감경을 주장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내용을 지적하며 보도한 언론은 오마이뉴스·쿠키뉴스 등 2~3개 언론 뿐이었다. 

 

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국민의힘 김상욱 후보, 구자룡 후보, 공지연 변호사 보도 화면.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국민의힘 김상욱 후보, 구자룡 후보, 공지연 변호사 보도 화면.

다시 묻는다. 언론이 민주당 조수진 후보의 성범죄자 변론을 두고 보도한 것과, 국힘당의 조수연, 공지연, 김상욱 후보의 성범죄자 변론을 두고 보도한 것은 공정했는가? 조수진 후보와 관련해 5일간 300여건의 기사를 쏟아내며 ‘일파만파’와 ‘공천취소’를 주장했던 보도와 조수연, 공지연, 김상욱 후보와 관련해서는 3개월여간 소수의 매체가 소수의 기사만 보도하거나 아예 거의 보도하지 않는 것은 같은 잣대를 가진 공정한 언론의 모습인가? 민주당 조수진 후보는 언론이 더 엄하고 강하게 비판해야할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가?

이것을 두고 바로 ‘이중잣대’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주류 언론의 이중잣대 사례는 이것만이 아니다. 주류 언론들은 오래전부터 진보개혁 진영에 대해서는 가혹한 기준을 적용하며 ‘비도덕’‘ 패륜’‘ 비

리’를 캐내고 보도했다. 겨우 의혹 제기 단계에서 마치 큰 비리나 불법, 부도덕이 있는 것처럼 기사를 쓰고, 한 개 언론이 이를 보도하면 다른 수많은 언론들이 덤벼들어 두들겨 패듯 공격했다. 반대로 보수기득권 진영의 숱한 비리·부도덕·불법에는 둔탁한 칼질을 하거나 넓은 아량과 배려심으로 아예 침묵한다. 보수기득권층은 막말·성범죄·부동산투기·거짓말을 해도 큰 죄가 되지 않는가?

정치인과 선거 후보에 대한 언론의 검증과 비판은 늘 필요하다. 그러나 검증은 같은 잣대를 적용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비판할 때도 같은 크기의 회초리를 갖고 같은 기준에 맞춰 때려야 한다. 비슷한 실수나 잘못인데도 누구는 회초리로, 누구는 몽둥이로 때려서야 되겠는가? 10대 맞을 사람에게는 10대를, 100대 맞을 사람에게는 100대를 때려야지, 왜 진보개혁 진영의 인사는 10대 맞을 잘못에 100대를 때리고, 보수기득권 인사는 100대 맞을 잘못에 10대만 때리는가?

진보개혁 진영은 ‘더 도덕적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진보는 보수에 비해 도덕적으로 우월해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이 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한다. 꼭 그런 것일까? 아니다. 진보와 보수는 ‘둘 다’ 도덕적이어야 한다. 세상을 바꾸려는 진보도, 전통을 지키겠다는 보수도 ‘모두’ 도덕적이어야 하는 것이지, 진보는 ‘더’ 도덕적이고 보수는 ‘덜’ 도덕적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보수는 원래 좀 부도덕하니까 그냥 넘어가자는 사람도 있다. 보수는 군사독재와 권위주의 정부 시절 학연·지연·혈연으로 얽혀 반칙과 비리를 일삼으며 수십년 간 권력과 특혜를 누려온 게 사실이다. ‘느그 아버지 뭐 하시노’와 ‘내가 어제 느그 서장이랑 밥묵고 사우나 가고’라면서 보수는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니 보수가 부도덕한 걸 새삼스럽게 강조할 필요가 있느냐고 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보수기득권에 더 엄격하게 큰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권력을 감시하는 게 언론의 본령이라면, 언론은 그동안 기득권을 온전히 누려온 보수에게 더 엄격한 잣대와 회초리를 드는 게 맞지 않겠는기? 그러나 보수 편향적인, 아니 보수와 한 몸이된 주류 언론들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주류 언론들이 그저 ‘기계적 중립’이라도 지켜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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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4

fox4608님의 댓글

온 갖 것덜이

모두 힘을모아

전부 도와줘도

민주당에 지면

전부

나가 디져야겠지...?

선거에 뛴 넘과 뒤에서 도와준 넘 모두..

축하합니다. 첫댓글 포인트 1GOLD를 획득하였습니다.

무웃님의 댓글

이런걸 모르는 사람이 넘 많다는것 문제.

비알레띠님의 댓글

어차피 수꼴 기레기들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으니
인센티브 받고 나가요 언냐들 궁뎅이 두들기면서 술빨면 그만..

기자정신? 진실? 최소한의 기계적 중립? 그딴 걸 바라는 게 사치..
쟤네들은 기자가 아닌 언론사 소속 직원들이라 사주가 바뀌지 않는 이상 절대 안바껴유
개는 먹이 주는 주인이 하라는 대로 할 뿐 ㅋㅋ

장독대님의 댓글의 댓글

그러함에도 계속해야 하죠. 알아듣든 아니든.
그게 진보가 짊어진 피곤함이 아닐까 싶어요.
마치 근거없이, 이유없이 고집 쎈 아이들을 가르치는 느낌입니다.
자주 답글 못드려서 죄송해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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