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마크
톡하고

자유게시판

임종석의 공천 아집…지역구는 개인의 것인가

본문

전략공천 지역서 일방적 출마 선언 뒤 공천 요구

성동구 마지막 의원 생활 16년 전인데 '권리' 주장

심지어 20대 총선 땐 은평구로 지역구 바꿔 출마

경선 패배 뒤 다시 종로 이사…정계 은퇴 선언까지

홍익표가 '최악 험지' 서초로 옮긴 희생과 대조적

이재명 측 "임종석에 감정적? 예외 용납 안 될 뿐"

일부 친문 노골적 파벌 행세…고민정 황당한 처신

"염치없는 행동 보면 화나" 자기 객관화 필요 시점
김호경 시민언론 민들레 에디터‧편집이사김호경 시민언론 민들레 에디터‧편집이사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7일 서울 중·성동갑 지역구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전략공천을 결정했지만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그 이후에도 아랑곳없이 지역 유세를 다니고 있다. 그는 29일 밤 페이스북에 '왕십리역 저녁 인사'라는 글과 함께 선거운동 영상을 올렸다. 공식 후보가 따로 있는데도 기호 1번 표시가 선명하게 박힌 파란색 민주당 점퍼 차림이었다.

임 전 실장은 지난달 11일 "4월 총선에서 성동구(중구성동구갑)에 출마하기로 했다. 성동구는 제가 정치를 시작한 곳이고 저를 키워주신 곳"이라며 일방적으로 출마 선언을 한 이래 중앙당과 이재명 대표를 상대로 자신에 대한 공천을 사실상 강요해왔다. 이 지역에 연고가 있으니 공천을 받는 게 당연한 권리라는 투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에서 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선거운동을 재개해 홍영표 의원, 윤영찬 의원 등 친문계 인사들과 함께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2024.2.28.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의 전략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에서 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선거운동을 재개해 홍영표 의원, 윤영찬 의원 등 친문계 인사들과 함께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2024.2.28. 연합뉴스

성동구에서 마지막 의원 생활 16년 전인데 '연고권' 주장

그래서 그는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양산 회동'에서 총선 승리와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을 곧 본인에 대한 공천 보장처럼 해석했다. 내가 공천되면 '단결'이고 아니면 '분열'이라는 식이다. 처음엔 "우리는 민주당이다. 친문도 없고 친명도 없다"고 역설했지만 민주당이 전현희 전 위원장을 공천하자 곧 태도를 바꿔 '친명의 친문 죽이기'로 받아들이는 언행을 이어가고 있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 통합을 위한 마지막 다리마저 외면하고 홀로 이재명 대표만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거냐"고 항의한다.

지난 17일 완주 의지를 밝히며 올린 페이스북 글은 여러모로 인상적이었다.

"지난 2012년 총선 시기에 당의 분란을 수습하기 위해 사무총장직을 사퇴하며 공천과 함께 지역구를 반납한 적이 있다. 사퇴보다 힘들었던 건 당원들과의 이별이었다. 무엇보다 의논 드리지 못하고 상처를 드린 점은 두고두고 마음의 빚이었다. 운명처럼 다시 성동에 돌아왔다. 임종석이 또다시 성동의 당원과 지지자들께 아픔을 드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운명'은 개인이 거부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절대자의 뜻에 의해 앞날이 정해진 처지를 의미한다. 그러나 임 전 실장은 애초에 민주당 당규에 따라 그 누구의 공천 신청도 받지 않는 전략공천지를 스스로 '찜'해두고 본인의 고집대로 이를 어떻게든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운명'과는 전혀 거리가 먼 불도저 같은 의지의 화신처럼 보인다.

임 전 실장과의 '이별'에 상처받고 아직도 아파하는 당원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가 16대 총선 때 성동구에 처음 출마해 당선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인 2000년이었다. 당시 만 34세였다. 재선에는 성공했지만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김동성 후보에게 패해 낙선한 게 2008년이니 그새 16년이 흘렀다. 그는 20대 총선까지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16년 전 마지막 의원 생활을 했던 해묵은 추억을 두고 지금까지 '정치적 고향'을 앞세워 공천 권리를 주장하는 게 타당할까.

 

2000년 4월 13일 당시 16대 총선 성동구 지역에 출마한 새천년민주당 임종석 후보가 당선이 유력시되자 지구당사에서 지지자들로부터 헹가래를 받으며 환호하고 있다. 2000.4.13. 연합뉴스2000년 4월 13일 당시 16대 총선 성동구 지역에 출마한 새천년민주당 임종석 후보가 당선이 유력시되자 지구당사에서 지지자들로부터 헹가래를 받으며 환호하고 있다. 2000.4.13. 연합뉴스

심지어 20대 총선 땐 은평구로 지역구 바꿔 출마해

경선 패배 뒤 다시 종로 이사…정계 은퇴 선언까지

게다가 임 전 실장은 2016년 20대 총선 때는 특별한 연고가 없는 서울 은평구을로 지역구를 바꿔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2015년 12월 22일 서울시 정무부시장 퇴임 기자회견에서 "은평은 통일시대 서울의 관문"이라며 "은평뉴타운에 대한 종합적 대책을 세우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듬해 3월 당내 경선에서 당시 무명에 가깝던 정치 신인 강병원 후보(현 의원)에게 충격적 패배를 당했다.

문재인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을 지내다 퇴임하자 21대 총선에서는 다시 '정치 1번지' 종로 출마를 저울질했다. 임 전 실장은 "어렵다고 피할 생각은 없다"고 호언했고 실제 총선을 10개월 앞둔 시점에 은평구에서 종로구 평창동으로 이사했다. 그러다 돌연 총선 불출마와 함께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2019년 11월 17일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2000년 만 34세의 나이로 16대 국회의원이 됐다. 어느새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 이제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먹은 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운동에 매진하고 싶다. (…) 제겐 꿈이자 소명인 그 일을 이제는 민간 영역에서 펼쳐보려 한다. 서울과 평양을 잇는 많은 신뢰의 다리를 놓고 싶다. 그리고 제 인생에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나누고 싶다. 50대 중반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게 두렵기도 하다. 잘한 결정인지 걱정도 된다. 하지만 두려움을 설렘으로 바꾸며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향해 뛰어가겠다."

그로부터 또 5년이 흘렀다. 이렇게 지역구와 거주지를 거듭 옮겼음에도 '운명'을 강변하며 성동구 아니면 안 된다고 공천받을 권리를 당연시하는 게 설득력이 있을까. 통일운동에 매진하겠다는 의사를 더할 나위 없이 확고하게 천명했음에도 '꿈이자 소명'이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도로 '제도권 정치'가 됐단 말인가. 임 전 실장이 만약 지금 당대표라면 16년 전에 의원이었던 50대 후반 인사가 정계 은퇴 다짐까지 번복하며 특정 계파를 배경으로 전략공천지를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2.21.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2.21. 연합뉴스

홍익표, 성동에서 내리 3선 했지만 서초을 지원 결단

'험지 개척' 선당후사…임종석은 반대로 옛 둥지 고집

임 전 실장이 본인 소유처럼 주장하는 중·성동갑은 무엇보다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한 홍익표 원내대표가 보수 초강세인 서초을 지역위원장을 스스로 지원하면서 전략공천지가 된 곳이다. 서초을은 1988년 13대 총선 때 지역구가 만들어진 이래 지금껏 민주당 계열 후보는 단 한 번도 당선되지 못했던 말 그대로 '사지(死地)'다. 홍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 위치도 아니었던 시점에 민주당에게 우호적인 지역구를 제 발로 떠나 험지 중 험지를 개척하려 한 이유는 한 마디로 '선당후사'였다. 홍 원내대표는 서초을 도전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

"강남·서초에서 40% 정도의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서울 기준 큰 선거에서 우리가 승리하거나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민주당이 큰 선거에서 연달아 세 번째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데, 서로 남 탓만 하고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모양새로 비치는 것 같다. 희생하거나 헌신하는 게 없다는 점이 마음 아파서 저라도 뭔가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개혁을 하려면 내가 지금 현 위치에서 뭘 할 것인지 고민하게 됐다. 그분들(서초 주민들)이 '민주당이 이 지역을 포기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 게 아니고 한번 해보자', 이런 분위기도 만들고 싶다."

홍 원내대표의 결단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을 깜짝 놀라게 했다. 민주당 지지층은 찬사를 보냈고, 국민의힘 측은 텃밭이 흔들릴 수 있다며 긴장했다. 그런데 임 전 실장은 홍 원내대표와는 정반대로 익숙했던 옛 둥지로 회귀할 생각뿐이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으로부터 송파갑 출마를 요청받았는데도 거부했다.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역임해 누구보다 전국적 지명도가 높은 임 전 실장이 홍 원내대표처럼 외연 확장을 위해 대승적으로 헌신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어땠을까. 중·성동갑이 더 중요하다면 애초에 홍 원내대표가 굳이 지역구를 옮길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임 전 실장의 집착 탓에 홍 원내대표의 용단까지 빛이 바래진 형국이다.

강원도지사를 지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은 종로로 출마하려다 포기하고 "험지이기 때문에 제가 헌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략공관위 요청에 따라 경기 분당갑 출마로 돌렸다. 양승조 전 충남도지사 역시 전략공관위 요청을 수용해 "당 승리의 기폭제가 되겠다"면서 본래 지역구인 아산 대신 민주당 후보가 13대 국회 이후 한 번도 당선되지 못했던 홍성·예산 지역구로 옮겼다. 허태정 전 대전시장은 대전 유성을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지만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전략공천 되자 "당의 혼란과 분열이 발생하는 일이 없게 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 광역단체장 출신 인사 모두 '친문'이지만 임 전 실장과는 상반된 선택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은평구 한 헬스장에서 직장인 정책간담회 전 런닝머신을 하고 있다. 러닝머신 화면에 같은 시간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 관련 기자회견 중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뉴스가 나오고 있다. 2024.2.28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은평구 한 헬스장에서 직장인 정책간담회 전 런닝머신을 하고 있다. 러닝머신 화면에 같은 시간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 관련 기자회견 중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뉴스가 나오고 있다. 2024.2.28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이재명 측 "임종석에 감정적? 전략공천 예외 용납 안 될 뿐"

'친문' vs '친명' 허구적 분류…'비명' 공천 사례도 허다해

전략공천지인 중·성동갑은 애초에 당에서 후보를 공모하지 않았기 때문에 임 전 실장이 '컷오프'가 된 것도 아니다. 전략공천위가 본연의 임무인 고도의 정무적 판단을 통해 전현희 전 위원장을 전략공천한 것은 국민의힘의 '운동권 청산' 프레임과 관련한 임 전 실장의 여러 취약점과 전체 판세에 끼칠 영향, 윤희숙 후보를 상대로 한 전현희 전 위원장의 강점 등을 다각도로 고려한 결과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재명 대표의 한 측근은 "전현희 전 위원장을 전략공천한 것은 이 대표의 감정적인 선택이 아니라 공천관리위에서 결정한 사안을 이 대표가 받아들인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전략공천이 결정된 지역은 임종석이든 추미애든 그 누구든 마음대로 찜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시도를 한 번 받아주기 시작하면 다른 전략 지역구에서도 예외를 인정하라고 난리가 날 것"이라며 "이 대표는 그런 예외를 용납하지 않는 것이지, 임종석 전 실장에게 감정적으로 대하는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임 전 실장과 일부 친문 파벌은 이번 민주당 공천 결과 전반을 이재명 대표가 배후 조종한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가 공천 심사에 개입해 누구는 점수를 더 주고 누구는 찍어내라고 지시했다는 근거는 희박하다. 그렇게 멋대로 인위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 '이재명발 공천 파동'이란 우격다짐…'비명 횡재' 수두룩

현재의 국회의원 평가 시행세칙과 공천 심사 기준 등 '게임의 룰'은 이미 8년 전에 기본 틀이 만들어져 지금까지 시행돼온 것인데 '시스템 공천'이라고 자랑해오던 제도를 막연한 짐작만으로 '인위적 사천'으로 규정하는 건 당인(黨人)으로서 자기 부정이자 누워서 침 뱉기가 될 수밖에 없다. 공천관리위원회와 전략공천관리위원회,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등 중앙당 선거기구 관계자들 모두를 '이재명의 꼭두각시'로 격하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위 '비명' 중에 공천된 사례가 허다하고, '친명' 중에 탈락한 이들도 수두룩하다. 애초에 '친문'과 '친명'이라는 경계가 뚜렷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어서 다분히 허구적인 분류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 법무장관 출신인 박범계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친문인가 친명인가. 노사모의 주축이던 정청래 수석최고위원은 친문인가 친명인가.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급 직위를 맡았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 갖은 탄압을 당했던 전현희 전 위원장은 또 어느 쪽인가.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2.27.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2.27. 연합뉴스

물러나라니 물러났다? 고민정 황당 처신…일부 친문 '패거리'

정청래‧김민석 공천 탈락했을 때처럼 지원 유세단 꾸린다면

그럼에도 일부 친문 인사들은 매우 배타적인 기득권 파벌 행세를 하고 있다. 임 전 실장 공천 문제가 자신들의 거친 언사를 더욱 정당화한다고 믿는 듯하다. 특히 그 자신이 당 지도부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총선을 코앞에 두고 당의 혼란을 오히려 부채질하는 양상이다. "임 전 실장을 공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까지 왔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지도부 회의에 불참하던 고 최고위원은 급기야 지난 27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지금의 위기를 지도부가 책임감을 갖고 치열한 논의를 해서라도 불신을 거둬내고 갈등 국면을 잠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제게 돌아온 답은 차라리 최고위원에서 물러나라는 답이었다"며 "이는 민주당 중진 의원의 공개적 답변이어서 무겁게 듣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누가 물러나라고 했다고 선출직 최고위원이 순순히 사퇴한다는 것도 기이한 처신이지만, 해당 중진 의원이 실제로 물러나라고 했는지도 의문이다. 고 최고위원의 단정과 달리 정성호 의원이 같은 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실제 했던 발언은 이랬다.

"어쨌든 최종적으로는 합의제의 체제 안에서 다수결로 의견을 모아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거기서 본인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서 당무를 거부한다고 하는 것은 최고위원으로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지요. 최고위원회는 어차피 합의 기구인데, 저는 그런 측면에서 조금 더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한 게 아닌가. 최고위원이 당무를 거부하려고 하면 그전에 본인이 최고위원을 못 하겠다고 하는 게 차라리 낫겠지요. 그것도 물론 지금 이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고민정 최고가 최고위에 참여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 제시하는 게 맞고, 그게 또 책임 있는 최고위원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가 "더민주혁신회의에서 고민정 최고위원에게 최고위원 사퇴하라 이렇게까지 얘기하던데, 사퇴해야 할 사안이라고 보느냐"고 질문했을 때도 정 의원은 "고민정 최고가 본인의 의견을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채택이 안 된 것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당무를 거부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측면이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그런 것도 자기의 의사표시인데 그걸 가지고 당 최고위원 물러나라 하는 것도 과한 주장"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정성호 의원은 고민정 최고위원에게 사퇴를 적극 촉구한 게 아니라 당무를 거부하지 말고 지도부로서 책임감 있게 일해달라는 대목에 방점을 두고 발언을 한 것이다. 더민주혁신회의 측이 직무유기를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과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고 최고위원은 "정치라는 것은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자신의 섣부른 말에 스스로를 묶는 협소한 책임론으로 당무 복귀를 거부하면서 더 큰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이 밖에 친문이라는 홍영표‧윤영찬‧송갑석 의원, 최재성‧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공천과 관련해 쏟아내는 견강부회로 점철된 주장들은 '이런 게 바로 친문 패권주의'라고 집단으로 과시하는 것 같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여전히 지지하는 시민들까지 고개를 젓게 만든다. 임 전 실장도 "임종석을 공천하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며 이런 이들이 패거리를 지어 역성을 드는 걸 민주당 지지층 다수의 목소리로 착각하는 듯하다.

이준석 신당과 '합당쇼'를 연출했다가 11일 만에 결별했던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이들 친문의 민주당 탈당 및 새로운미래 합류에 잔뜩 기대를 걸며 "다다익선(多多益善)이다. 많을수록 좋은 것"이라고 한 건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86세대의 한 상징이었던 임 전 실장이 이낙연 대표처럼 볼품없이 추락한다면 많은 이가 재미있어하기보단 비애를 느낄 것이다. 임 전 실장이 과거 정청래 수석최고위원과 김민석 총선상황실장이 공천에서 탈락했을 때 그랬듯이 오히려 지원 유세단을 꾸려 진정한 당의 통합과 윤석열 정권 심판을 견인해준다면 극적인 반전이 되겠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에서 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8일 오후 윤영찬 의원과 함께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2.28.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의 전략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에서 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8일 오후 윤영찬 의원과 함께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2.28. 연합뉴스

공천받은 전현희는 정작 선거운동 시작 못해…"1분 1초 급한데"

임종석 "염치없는 행동 보면 화나"…자기 객관화 필요한 시점

"성동에 말뚝 박았느냐"는 시민들 항의에도 임 전 실장이 유세를 강행하면서 전현희 전 위원장은 정작 선거운동을 못 하고 있다. 전 전 위원장은 뉴스1에 "1분 1초가 급하지만 임 전 실장에게 배려하고 시간을 드리는 것"이라며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중‧성동갑 출마 준비는 차근차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2022년 7월 5일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염치없는 행동을 보면 화가 난다. 기본과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보면 창피함을 느낀다. 같은 식구가 이런 행동을 하면 화가 나고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어디라도 숨고 싶다. 대선 이후 민주당 당대표와 대선후보의 행동이 그러했다. 그래서 투표를 하지 않고 뉴스를 보지 않고 정치 얘기만 나오면 화부터 나는 거다. 그런데도 정작 본인들은 자신들의 아픔을 돌보느라 반성도 성찰도 없다. (…) '이재명의 민주당'은 광주의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 '민주당의 이재명'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임 전 실장은 이때 썼던 글의 비판 대상을 본인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많은 촛불 시민이 현재 임 전 실장을 보며 화가 나고 창피함을 느낀다. "윤석열 검사에게 모두가 속았다"면서 반성도 성찰도 없는 모습은 더욱 염치없게 보인다. '임종석의 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의 임종석'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그렇게 자기 객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0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1

헬로가영님의 댓글

인간들이 참 왜 그러니.
어찌 멀리 볼 줄 아는 인간이 이리도 없냐.

축하합니다. 첫댓글 포인트 1GOLD를 획득하였습니다.

전체 468 건 - 6 페이지
제목
레벨 장독대 176 0 0 2024.03.02
레벨 장독대 265 2 0 2024.03.02
레벨 장독대 219 3 0 2024.03.02
레벨 장독대 198 0 0 2024.03.01
레벨 장독대 161 0 0 2024.03.01
레벨 장독대 176 1 0 2024.03.01
레벨 장독대 205 0 0 2024.03.01
레벨 장독대 198 3 0 2024.03.01
레벨 장독대 141 3 0 2024.03.01
레벨 장독대 144 1 0 2024.03.01
레벨 장독대 124 1 0 2024.02.29
레벨 장독대 117 1 0 2024.02.29
레벨 장독대 181 1 0 2024.02.29
레벨 장독대 265 1 0 2024.02.29
레벨 장독대 224 1 0 2024.02.29
레벨 장독대 213 2 0 2024.02.27
레벨 장독대 240 0 0 2024.02.27
레벨 장독대 202 1 0 2024.02.27
레벨 장독대 283 0 0 2024.02.27
레벨 장독대 290 0 0 2024.02.27
레벨 장독대 224 0 0 2024.02.27
레벨 장독대 124 0 0 2024.02.27
레벨 장독대 165 0 0 2024.02.27
레벨 장독대 199 2 0 2024.02.27
레벨 장독대 158 0 0 2024.02.27
레벨 장독대 189 3 0 2024.02.27
레벨 장독대 275 0 0 2024.02.24
레벨 장독대 241 1 0 2024.02.24
레벨 장독대 188 2 0 2024.02.24
레벨 장독대 255 0 0 2024.02.24
레벨 장독대 163 0 0 2024.02.24
레벨 장독대 133 1 0 2024.02.24
레벨 장독대 203 0 0 2024.02.24
레벨 장독대 262 0 0 2024.02.24
레벨 장독대 265 0 0 2024.02.24
레벨 장독대 162 0 0 2024.02.24
레벨 장독대 160 0 0 2024.02.23
레벨 장독대 239 0 0 2024.02.23
레벨 장독대 146 0 0 2024.02.23
레벨 장독대 174 0 0 2024.02.23
레벨 장독대 220 2 0 2024.02.23
레벨 장독대 277 2 0 2024.02.23
레벨 장독대 202 0 0 2024.02.23
레벨 장독대 171 0 0 2024.02.23
레벨 장독대 220 0 0 2024.02.21
레벨 장독대 190 2 0 2024.02.21
레벨 장독대 215 0 0 2024.02.21
레벨 장독대 236 0 0 2024.02.21
레벨 장독대 153 0 0 2024.02.21
레벨 장독대 237 1 0 2024.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