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네집 아파트에서 모임이 있었음 

잘 놀고 잘 자고 오전에 나갈려고 주차장에 갔더니 

차 앞 범퍼가 아작이 나 있는거임 (내차 아닌 친구차가)

바로 아파트 관리실 찾아가 범인 찾으려고 CCTV돌려봄 

주차한 시점인 초저녘엔 별다른 장면이 없었고 

자정 넘어서 골프 차량 한대가 좌우로 왔다갔다 하면서 스치고 지나감 

잡았다 요놈! 했는데

카메라 각도가 측면이고 거리가 멀다 보니 확실하게 보이지가 않음  

그래서 정면 각도 잘 나오는 카메라로 검색해 달라고 요청 

찾아보니 확실한 정면은 아니지만 라인하나 건너서 정면이 보이는 카메라가 있었음 

골프차량 지나가고 나서 범퍼가 박살나는게 확실하게 확인됨 

찾았네 하고 가려는데 친구놈이 골프 차주가 나타나서 확인하는지 더 보자고 함 

범인은 범행 현장에 다시 나타나게 돼있다고

그래서 한참을 더 보고 있었는데 안옴 

됐어 하고 그만가자 하는순간 한 여자가 나타남 

친구차 쪽으로 가는걸보고 범인이다! 했는데 

그냥 지나쳐 앞쪽 라인 검정색 승용차 조수석에 탑승함

검정색 승용차 운전석엔 남자가 타있었고 

둘이 몇마디 나누더니 남자의 몸이 조수석 쪽으로 포개짐 

육중한 남성의 등판이 들썩이기 시작함 

나도 놀라고 친구도 놀라고 검색하던 보안요원도 놀라고 

어?! 하다가 ㅎㅎ; 헛웃음만 흘렀음 

그러면서 계속봤음 

카메라 위치 자체가 앞 라인을 시점으로 비추고 있다보니 

차량 앞유리 실루엣이 생각보다 선명했음 

누구하나 녹화 플레이를 멈추려고 하는자가 없엇음 

왜냐면 우린 범인을 잡아야했기 때문

10분? 정확히는 5분이 조금 지난 시점 

차량의 바운스가 멈추고 남자는 운전석으로 복귀

여자는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둘이 몇마디 대화를 함 

여자가 내린뒤 남자는 시동을 걸고 주차장 밖으로 빠져나감   

짧다..

범인을 잡으려는 우리의 인내심이 너무 짧았다는거임 

더 명확한 영상은 없을꺼 같으니 범퍼가 박살난 시점의 영상만 확보하고 

관리사무소를 나옴  

후에 관리사무소에서 골프차량 수배해서 차주랑 연락이 됐고 

전혀 기억을 못하는 차주는 음주가 확실하나 

같은 입주민이란 점에서 범퍼 수리비만 받고 일단락 했다함 

여자는 어느동 어느호 사는 부부의 딸내미로 그 신상은 알지만 

개인 연예사에 이러니 저러니 말도는건 좋지않으니 

함구하기로 관리사무소와 얘기가 됐다고..

이날의 교훈 

짧지만 강하든가 

약하지만 길든가 

범인을 찾으려는 의지만 있으면 

범퍼가 박살나도 수리비는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