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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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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굵은 글씨는 출판사 리뷰중 일부



2019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MIT 아비지트 배너지 교수와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가 쓴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을 읽다가  인상 깊은 부분을 부문 발췌하여 인용합니다. 


초등학교 폐교가 늘고, 폐원한 어린이 집에 노인 요양원이 들어오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 중이며,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각한 현재 상황에서 이제 한국이 더이상 지속적으로 경제 성장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직시한다면,

아래 글은 우리가 고민해야만 하는 화두임에 분명합니다.



" 불행히도 우리가 성장을 어떻게 일으킬 수 있을지 알지 못하듯이 왜 어떤 국가는 정체되고 어떤 국가는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서도 우리는 별로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 

매우 현실적인 한 가지 위험은 빠른 성장에 집착하느라 인도가(그리고 급격한 성장 둔화에 직면한 다른 나라들도) 미래의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현재의 가난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다.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 친화적'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자칫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다른 이들의 희생 위에 부유층만 살찌우는 온갖 종류의 반빈민층 정책과 친부유층 정책(과도하게  빚을 진 기업과 부유한 개인들을 구제하는 것 등)에 물꼬를 열어야 한다는 식으로 해석될지도 모른다.

낙수효과가 일어날 것이라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일단 허리띠를 졸라매도록 요구했던 미국과 영국의 경험에서 우리가 무언가 교훈을 얻는다면 그것이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일 것이다."


존엄한 인간을 위한 경제학
: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때로는 돈보다 위신과 존엄을 원한다


일류 운동선수들은 연봉 상한이 있다고 해서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세율이 올라가면 세금을 회피하려는 시도는 늘어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자들이 일을 덜 한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다. 가난한 사람들도 복지 혜택을 많이 받게 되었다고 해서 일을 그만두거나 덜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경제적 인센티브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면 무엇을 신경 쓴다는 말인가? 사람들은 자신의 존엄을 지키길 원하고, 사회적 지위를 높이기를 원한다. 최고경영자들과 일류 운동선수들은 이기고자 하는, 그리고 최고가 되고자 하는 열망에 추동된다. 또 가난한 사람들은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존엄한 인간으로 대우받길 바란다. 심지어 자신들이 범죄자 취급을 받는 상황에서는 차라리 복지 혜택 수혜를 포기하는 일까지 빈번하게 나타난다. 지금껏 많은 정책이 수혜자들의 존엄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정책적 지원을 가장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 정책들을 지지하지 않았고, 그러한 정책들은 종종 실패했다. 그러므로 이제 공공 정책은 ‘돈’과 ‘존엄’ 사이의 긴장 관계를 핵심적으로 고려해 설계되어야 한다.

극빈층을 위해 일하는 단체들은 복지 서비스가 ‘보편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랑스 정부가 가난한 사람들 중 30퍼센트가 가난을 벗어날 수 있게 돕는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 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노숙자이던 티에리 로시Thierry Rauch가 보인 반응은 “우리 가족은 그 30퍼센트에 틀림없이 들지 못할 거야”였다. 그는 “그 프로그램이 모든 사람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면, 나는 내가 떨어질 게 확실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생 “떨어져” 보기만 한 사람으로서, 붙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무언가에 지원해 보는 것 자체를 포기해 버린 것이었다. (_9장 돈과 존엄, 481~482쪽 중에서)

오늘날 같은 변화와 불안의 시기에, 사회 정책의 목적은 충격이 닥쳤을 때 사람들이 스스로의 가치를 폄하하게 되지 않으면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불행히도, 현재의 시스템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사회 보호 시스템은 여전히 빅토리아 시대의 틀을 따르고 있고, 너무나 많은 정치인이 가난한 사람들과 사회적으로 불리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경멸을 감추지 않는다. 그리고 태도의 변화가 이루어진다 해도 현재의 사회 보호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재구성되어야 하고 여기에는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다. (_9장 돈과 존엄, 545~546쪽 중에서)

저자들은 개도국에서는 기존의 복지 프로그램을 보편기본소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행정적 여력이 부족하며, 절대 빈곤층 대부분을 빈곤선 위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보편기본소득을 도입하는 데에는 반대한다. 사람들의 ‘존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편기본소득을 지지하는, 그러나 본인이 가난하지는 않은 많은 사람들이 보편기본소득을 새로운 경제 구조에서 비생산적인 인력이 되어 일자리를 찾을 수 없게 될 사람들의 문제를 직접 돈을 지급함으로써 완화하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보편기본소득이 있다면 그들이 굳이 일자리를 찾으려 하지 않고 무언가 다른 일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실증 근거로 볼 때 이것은 매우 있을 법하지 않은 일로 보인다. 우리는 설문조사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연간 1만 3,000달러의 보편기본소득이 조건 없이 주어지면 당신은 일을, 혹은 구직을 그만두시겠습니까?" 이에 대해 응답자의 87퍼센트가 아니라고 답했다. 이 책에서 살펴본 모든 실증 증거는, 사람들은 대개 일을 하고 싶어 하며, 그 이유는 돈이 필요해서만이 아니라 일이 목적의식, 소속감, 존엄성을 느끼게 해주는 원천이기 때문임을 말해 준다. (_9장 돈과 존엄, 509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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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

귀요미지훈님의 댓글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데
우리나라에선 자칭 보수라는 무지한 똘아이들이 많아서 실현되기 참 어려운 일이네유.
아껴야 잘산다. 복지를 하면 그 돈은 다 어디서 나냐? 포퓰리즘 하면 나라 망한다.
참 한심한 소리들만 해대는 인간들이 천지이니...

축하합니다. 첫댓글 포인트 1GOLD를 획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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