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챔피언 문턱에서 번번이"…'불도저' 복서 김광민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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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1970년대 말 힘과 펀치를 앞세운 저돌적인 경기 스타일로 '불도저'라고 불리며 인기를 끌었던 전 라이트급 동양챔피언 김광민(金光玟)씨가 21일 오전 1시22분께 중앙대광명병원에서 위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만 67세.
1955년 11월 광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광주 숭의실고, 조선대 체육학과를 졸업했다. 전남중 3학년 때 복싱을 시작, 1973년 전국체전 라이트웰터급에서 금메달을 땄고, 1974년 국가대표로 발탁됐지만 몬트리올올림픽 출전 문턱에서 좌절한 뒤 1976년 프로로 전향했다. 1978년 2월 무패로 세계챔피언 도전을 앞두고 있던 구상모를 1회 KO로 꺾고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고, 1979년 '라이트급 4강전'에서 우승한 뒤 세계 도전권을 차지했지만 같은해 8월 한체급 올려 도전한 WBA 주니어웰터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안토니오 세르반테스에게 1-2로 판정패했다. 11회 슬립(Slip)성 다운을 당한 뒤 15회 한차례 다운을 뺏었지만, 슬립으로 처리되며 석패했다.
그에 앞서 1978년 10월말 라이트급 세계챔피언이던 사무엘 세라노와 타이틀매치가 당일 취소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1981년 4월 동양·태평양권투연맹(OPBF) 라이트급 챔피언이 된 뒤 2차 방어에 성공했지만, 1982년 2월 '비운의 복서' 김득구(1955∼1982)에게 타이틀을 내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은퇴했다. 프로 전적은 22승(7KO)4패1무. 부친이 세운 현대프로모션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다 1990년대 초 복싱을 그만두고 개인사업을 하기도 했다. 동생 김광수씨는 "맷집이나 힘은 최고였는데 실력 외적인 요소로 세계챔피언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한 것을 늘 아쉬워하셨다"고 말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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