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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가 보이는 태도는 안티질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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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인터넷 커뮤니티 생활을 스포츠 관련 커뮤니티에서 해왔습니다.

이런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올라오는 글이 선수 줄세우기 비교글과 팬-안티 키배인데요.


이중 안티들이 펼치는 논지에는 종목 불문하고 공통점이 있습니다.


0. 대상 선수가 "싫다"는 감정에서 모든 것을 시작합니다. 

싫은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싫어서 하는 아래의 행동은 대부분 같습니다.


1. 팩트를 취사선택합니다. 

선수가 그날 잘한 부분도 있고 못한 부분도 있는데, 잘한 부분은 무시하고 못한 부분만 부각시킵니다.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그러는 줄만 알았는데, 안티에 따라서는 잘한 부분을 아예 인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2. 그 못한 부분만으로 그 선수의 정체성을 단정해 버립니다. 

안티들의 특징 중 하나는 모든 평가 기준이 총점제나 평균제가 아닌 과락제라는 겁니다. 자기 기준에 하나만 미달해도 그냥 쓰레기 선수가 됩니다.

예를 들어 싫어하는 농구 선수가 그날 양팀 최다득점에 결정적인 수비를 연달아 해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어도, 종료 1분 전 점프슛 안 던지고 패스한 걸 가지고 "경기 막판 점프슛을 쏘지 못하는 한 한계가 명확한 선수"를 만들어 버립니다. 애시당초 찬스마다 점프슛을 쏴서 모두 집어넣는 선수는 농구에서 없는데도 말이죠.


3. 2의 기준을 본인도 모르거나, 사안마다 바꿉니다. 

2에서 "경기 막판 점프슛을 못 넣는" 상황도, "경기 막판"이 몇 분전인지가 계속 바뀝니다. 싫어하는 선수가 슛을 안 던진 시점에 따라서요.

그럼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 물어보면 본인도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이런 식의 무리한 비난은 당연히 그 선수 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키배의 원인이 됩니다.


5. 그러면 그 키배의 원인을 팬들에게 돌립니다. 대표적인 논리가 "빠가 까를 만든다"죠. 

하지만 지금 맞닥뜨린 반발이 반대로 "까가 빠를 만든" 상황이라는 점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6. 커뮤니티에서 악성 유저로 몰리기 시작하면 "표현의 자유"를 내세웁니다. 본인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한 건데 왜 뭐라고 하냐는 거죠. 

하지만 그 사람의 지난 글을 필터링해서 보면 모두 일관되게 대상 선수를 까는 글만 있고 근거도 일관적이지 않아, 공정하지도 객관적이지도 않습니다.


7. 그래도 쫄리는 건 있는지 동조자 유무에 따라 표현 강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안티심을 발산할 곳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예 지네들끼리 그림자 커뮤니티를 만들거나, 표현 허용이 큰(태반이 욕인) 커뮤니티에서 따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안티 논리를 펼칠 때도, 본인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식으로는 말하지 않습니다. "이런 평가가 있는 이유" 또는 "그래서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등의 표현을 쓰죠.


8. 본인이 안티라는 걸 알고 있더라도, 오히려 그걸 본인의 가치로 내세웁니다.

안티"팬"도 팬이다, 나같은 안티가 있어야 커뮤니티가 풍성해진다, 쓴소리를 해야 선수도 발전한다(본인이 선수한테 말할 것도 아닌데 어째서???) 등등.... 

보통 유저들이 보면 기가 막히죠.



제가 톡하고에서 스포츠 안티의 특징을 열거한 이유는 일반 커뮤니티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치 주제에서는 더더욱 말이죠.


요새 어느 집단이 돌아섰느니, 무조건 싫어한다느니 하는 얘기가 많은데, 제가 보기에는 위에서 말씀 드린 "안티현상"으로 보입니다. 해당 집단이 스포츠 커뮤니티 식의 소통을 가장 많이 하는 집단이기도 하고 말이죠.

이 경우 설득이 어렵습니다. 싫어하는 행동을 하는 이유가 대상에 대한 혐오인 데다가, 혐오의 이유도 제각각 다르죠.

물론 안티를 하는 각자만의 이유가 있겠죠. 하지만 일단 안티를 시작한 이상 이유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안티를 한다는 방향성이 문제죠.

뭔가 토론을 해보려고 해도 답정너인 데다가, 의견 차이로 인한 불쾌감의 이유를 모두 상대편에게 전가합니다. 제대로 대화를 하기가 힘들어요.


이들의 마음은 돌리기 어렵지만, 행동을 돌릴 수는 있습니다.

스포츠 커뮤니티에서 안티팬들이 싹 자취를 감추는 기적이 이뤄지는 때가 있습니다. 안티 대상이 우승하면 그러더군요.

자기가 안티를 하는 선수에 대해 좋은 얘기가 더 많은 커뮤니티에서, 안티짓을 했다가 돌아오는 반발을 버텨낼 자신이 없는 겁니다. 

진짜 악의적인 경우가 아니면, 안티들은 본인에게 오는 비난에 대해 생각보다 면역이 약합니다.

결국 해당 커뮤니티에서 슬그머니 모습을 감추고, 자기네들끼리 지지고 볶는 곳으로 한동안 들어가 있죠.

그래서 의견이 부딪히는 곳에서 계속해서 얘기를 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지네들이 다수를 넘어 정의인 줄 알고 갈수록 수위를 높여갈 겁니다.


아쉬운 게, 그런 걸 제일 잘하는 집단이 20대 남자긴 합니다. 밈 문화에 가장 익숙하고, 실제로 만들어내는 인터넷 밈도 가장 많죠...

이들이 지금 넘어가 있는 게 좀 아프긴 하지만, 이들은 감수성이 예민해서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바뀌는 집단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이재명 후보가 이들 집단을 대상으로 "불편한 질문"을 계속 하는 건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적인 혐오 일색인 분위기에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집단내 논쟁을 할 거리를 주는 거죠.

빠르든 늦든 그 효과는 나타날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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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불나방님의 댓글

하여튼 중요한건 이재명이 전승 필승 압승하는 거죠
왕항문 마누라가 영부인이 된다는 상상만으로도 살짝 지리는 느낌..

축하합니다. 첫댓글 포인트 1GOLD를 획득하였습니다.

heltant79님의 댓글의 댓글

네,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계속해서 노이즈를 주면 앞으로 계속 개선되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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