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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뉴스공장 더 살롱 시낭송 "구부러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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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부러진 길’

 

 - 이준관 시인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출처 : 전북도민일보(http://www.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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