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만은 막겠다”...1세대 속옷기업 ‘좋은사람들’ 경영권 분쟁 심화
목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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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세대 속옷 기업 좋은사람들(033340)의 주식 거래가 정지된 가운데 이종현 전 대표와 소액주주들 간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경영권을 정상화하기 위해 주주총회를 열고 새 임원을 선임했지만, 이 전 대표가 해임 직전 허가받지 않은 주주총회를 열고 자신들을 임원으로 등기에 올리면서다.
3일 좋은사람들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이들은 이 전 대표의 횡령 및 배임, 감사 의견 부적정으로 인해 주식 거래가 중지된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지난달 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다.
이 주주총회에서 최재영 대표이사 외 1인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3인을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또 기존 경영진인 이종현 대표와 김광일, 박종철 사외이사를 해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 측이 해임 직전 주주들 몰래 주주총회를 열고 본인과 관계인들을 대표 및 이사로 선임한 허위 등기를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소액주주연대 측이 임시주주총회 기재를 정정하는 등기를 올렸으나, 앞선 등기를 취소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주주들의 혼란이 커졌다.
법원은 등기가 하자가 있더라도 형식상 문제가 없으니, 별도의 소송으로 다퉈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새로 선임된 최재영 대표는 자사 홈페이지에 이를 알리는 안내문을 올리고 해명에 나섰다.
최 대표는 주주들에게 “이종현 전 대표는 법적으로 해임되어 무권리자이므로 내부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며 “대표이사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등기 사항만을 신뢰하고 거래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보디가드, 섹시쿠키, 제임스딘으로 유명한 속옷 기업 좋은사람들은 개그맨 주병진씨가 1993년에 설립한 기업이다. ‘속옷도 패션’이라는 문구 아래 성장해 1997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고, 2000년대엔 10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후 그해 지앤지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됐고, 이후 수차례 주인이 바뀐 후 2018년 10월 제이에이치리소스, 동양네트웍스, 에스모, 디에이테크놀러지 등으로 구성된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이 최대 주주가 됐다. 이종현 전 대표는 2019년 취임했다.
주인이 바뀐 후 좋은사람들의 실적은 적자로 돌아섰다. 2018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5억원이었지만, 2019년 영업손실 88억원, 2020년 영업손실 2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누적 영업손실은 147억6000만원이었다.
2020년 3월에는 창사 이래 최초로 직원들의 급여가 체불됐고, 지난해 3월엔 외부 감사인이 감사의견을 거절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좋은사람들 소액주주연대 측은 이 전 대표의 주주총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과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신청해 둔 상태다.
박시형 좋은사람들 소액주주연대 전 공동대표는 “이종현 전 대표 측은 주주를 속이고 자신의 배를 불리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3월 재감사를 목표로 두고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영 좋은사람들 대표이사는 “약 99%가 소액 주주로 이루어진 회사인 만큼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해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조선비즈는 이종현 전 대표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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