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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상장, 승자는 ‘LG그룹·증권사’…패자는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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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들이 수요예측에서 과도하게 경쟁률을 높이면 공모가도 비싸지고, 공모주 청약 때에도 개인들이 뛰어들어 청약이 과열 돼 결국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A자산운용사 관계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상장 과정에서 '단군 이래'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썼지만 빛보다는 어둠이 더 많았다는 분석이다. 물적분할 최대 수혜를 얻게 된 LG그룹과 역대 최대규모 IPO로 떼돈을 벌게 된 공모 증권사들은 실속을 챙겼지만 정작 개인 투자자들의 이익은 최소화됐다는 지적이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28일 전 거래일 대비 5만5000원(10.89%) 하락한 45만원에 마감했다.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9만2000원(15.41%) 하락한 505000원에 마감한 이후 이틀 연속 하락세다.

이번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의 가장 큰 승자는 LG그룹과 증권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신주발행으로 10조원 넘는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LG화학도 2조5500억원의 구주매출로 세금을 제외하고도 2조원 이상의 현금을 손에 쥔다.

LG그룹도 인적분할을 했다면 지배력 약화는 물론 막대한 증자 부담을 안았을 것이지만 물적분할로 이러한 리스크를 모두 털어버렸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LG그룹 시가총액은 SK를 제치고 삼성에 이어 사상 최초로 2위가 됐다.

주관증권사들의 수익도 엄청나다. 대표주관사인 KB증권은 이번 IPO로 1963500만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지난 한 해 IPO 관련 수수료(약 700억 원)의 30%가량을 한 번에 거둬들였다.공동주관사인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도 981750만원씩을 챙길 예정이다. 특히 기여도와 흥행 실적 등에 따라 총 공모금액의 0.3%를 성과수수료로 추가로 받을 수도 있다. 10조원의 0.03%면 300억원이다.

반면 이번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으로 LG화학의 개인투자자들인 구주주들은 상장혜택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이 떨어져 나가면서 LG화학의 주가는 최근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초 100만원을 돌파했던 주가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다가오면서 급락해 현재 60만원대를 겨우 지탱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물적분할 그 자체로는 주주가치에 해를 입히지 않지만 목적이 오로지 IPO를 통한 신규 사업 자금조달에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IPO를 통해 이익을 얻는 주체는 모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우리사주조합, IPO를 통해 신주를 배정 받은 투자자로 한정되고 이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의 권리는 철저하게 소외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기관의 허수청약으로 인한 수요예측 시장의 왜곡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는 더 커졌다. 이번 청약에 기관들은 써낸 주문액은 1경5203조원에 달한다. 한탕을 노린 사모펀드의 일탈과 허술한 제도를 방치한 금융당국이 빚어낸 촌극이라는 평가다.

자본금 50억원에 불과한 A투자자문사는 이번 기관 청약에 7조원을 베팅했다.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이 23375000주였는데 모든 물량을 다 사겠다고 한 것이다. 현재 제도상 자본금 50억원 자문사가 받을 수 있는 주식은 200억원어치다. 일반청약자는 청약금액의 50%를 증거금으로 내야 하지만 기관투자가는 청약증거금이 없다는 제도적 허점을 파고들었다.

과거에는 기관투자자도 청약증거금을 넣어야 했지만 공모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2007년 금융당국은 기관투자자에 대한 청약증거금을 폐지했다. 금융투자협회의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을 보면 배정금액이 해당 투자신탁 자산총액의 10%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은 있지만 청약 주문금액에 대한 제한 규정은 없다. 조단위의 주문을 넣는 것에 대한 제어장치가 없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공모운용사는 회사 컴플라이언스 규정이 있기 때문에 펀드 운용역들을 대상으로 펀드 규모 10% 이내에서 필요한 주식수를 취합해 주문한다"면서 "오히려 정직하게 필요한 물량만 신청하는 공모운용사가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가장 큰 피해는 개인에게 돌아갔다. 기관투자자의 뻥튀기 청약이 늘어날수록 경쟁률은 치열해지고 공모가는 최상단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코스피 상장을 앞둔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 기관들이 ‘뻥튀기 청약’을 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황당한 금융당국을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올라가면 개인투자자들이 공모주 청약에 과도하게 몰리면서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는 기회도 잃게 된다. LG엔솔도 이전 기록(중복청약금지 후 기준)인 카카오뱅크(182만 명)의 무려 2.6배가 넘는 480만명이 청약해 균등배정으로 1주도 못 받는 투자자들이 상당수 나오게 됐다.

국내 증시 전반에도 부담을 주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이 100조원이 넘으면서 코스피지수를 벤치마크로 하는 투자 주체는 기존 포트폴리오의 4.7%를 비워야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삼성전자 비중은 1%포인트를, SK하이닉스는 0.2%포인트를 각각 줄여야 해 전반적으로 코스피 지수가 약세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형IPO 쏠림 현상 부작용도 우려가 크다. 몇몇 대형 IPO의 경쟁률이 허수청약으로 뻥튀기되다 보니 작은 IPO는 외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사모펀드와 투자일임회사의 허수 청약을 바로잡겠다는 입장이지만 IPO 시장이 위축될까봐 쉽게 나서지 못할 것”이라면서 “결국 지금 같은 상황을 방치할 경우 공모주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에게 피해가 부메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1&oid=014&aid=000478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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