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장시간 공을 들인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실패했지만 선박 수주시장에서는 연초부터 압도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까지 올해 수주목표액 174억달러(약 20조7500억원)의 17%에 달하는 29억달러(약 3조4500억원)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사업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5110억원 규모의 선박 5척을 수주했다고 17일 공시했다. 구체적으로 아시아 지역 선사 2곳과 790TEU급 액화천연가스(LNG)추진 컨테이너선 3척, 5만톤급 PC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PC선 계약에는 옵션 2척이 포함돼 추가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번에 수주한 LNG추진 중형 컨테이너선은 전남 영암군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돼 2024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된다. LNG 이중연료 추진엔진을 탑재해 강화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를 충족한다. PC선은 현대베트남조선에서 건조돼 2023년 하반기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연초부터 다양한 선종에 걸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선박을 건조해 고객만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기업 결합심사에서 최종 불허 결정을 내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뒤 6개국으로부터 합병 심사를 받았다.

카자흐스탄·중국·싱가포르 등은 '무조건 승인' 결정을 내렸지만 EU가 불허하면서 잔여 심사국(한국·일본)의 판단과 관계없이 합병이 무산됐다. 시장에서는 EU의 불허 결정이 나온 뒤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에 사용하려던 현금자산으로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는 긍정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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