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1~9월)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3871대다. 이는 전년 동기 2743대와 비교해 41%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판매된 수입 전기차를 가격대별로 보면 4000만원에서 5000만원대가 1553대로 가장 많다. 수입 전기차 전체 판매량의 40% 가까이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5000만원에서 7000만원대의 수입 전기차는 487대가, 7000만원에서 1억원대의 수입 전기차는 347대가 팔렸다.

판매량 증가는 1억원이 넘는 고가 구간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1억원에서 1억5000만원대의 수입 전기차는 올해에만 1343대가 팔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972대와 비교해 38%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1억5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럭셔리 수입 전기차도 같은 기간 161대가 팔렸다. 지난해 1억5000만원을 넘어서는 수입 전기차의 판매량은 '0'대였다.

1억~1억5000만원, 1억5000만원 이상의 두 구간을 합친 수입 전기차 총 판매량은 1504대로, 이는 전체의 38%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1.5배 가량 급증한 수준이다. 즉 올해 들어 판매된 수입 전기차 10대 중 3대 이상은 1억원이 넘는 초고가 차량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수입 전기차 중에서도 1억원이 넘는 고가 럭셔리 전기차 판매 비중이 큰폭으로 늘어난 것은 지난해 연말부터 수입차 브랜드들이 고가의 전기차 신모델을 대거 공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포르쉐의 첫 순수전기차 모델인 '타이칸'의 판매량이 눈에 띈다. 포르쉐가 지난해 연말 출시한 타이칸4S의 가격은 1억4560만원부터로, 올해 들어서만 958대가 팔렸다. 이밖에 메르세데스-벤츠의 전동화 모델인 EQC400 4MATIC과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도 각각 341대, 261대가 팔렸다.

초고가 럭셔리 전기차 전쟁은 연말까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브랜드 상당수가 하반기 신모델을 이미 내놨거나 출시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타이칸 4S'로 판매량이 급증한 포르쉐는 지난달 포르쉐 최초의 크로스오버유틸리티 차량이자 두번째 순수 전기차인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를 공개했다.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는 타이칸 4 크로스 투리스모,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 타이칸 터보 크로스 투리스모로 출시된다. 모든 모델에 최대 93.4 kWh 용량의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를 기본 사양으로 탑재했다. 타이칸 4, 4S, 터보 크로스 투리스모의 판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각각 1억3800만원, 1억5450만원, 2억60만원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의 전기차 버전인 'EQS'도 조만간 출시 할 것으로 예상된다. EQS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부 유럽 국가에서 1억450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BMW 역시 전동화 모델 iX를 올해 말 공식 출시한다. iX는 지난 2014년 출시된 i3 이후 7년 만에 출시되는 순수 전기차 모델로, 세련된 디자인과 여유로운 실내공간, 스포티한 주행성능 등이 결합된 모델이다.

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제네시스가 럭셔리 전기차 대열에 합류했다. 제네시스의 최초 전용 전동화 차량인 'GV60'은 페이스 커넥트, 지문인증 시스템,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 등 다양한 첨단 기능이 집약된 모델로, 공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GV60의 가격은 스탠다드 후륜 모델 5990만원, 스탠다드 사륜 모델 6459만원(19인치 기준), 퍼포먼스 모델 6975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