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리조트월드호텔에서 만난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미주대권역담당, 북미권역본부장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실적을 언급하는 동안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내 판매 대수는 148만9118대으로, 처음으로 혼다를 제치고 포드, 스텔란티스에 이어 전체 5위에 올랐다.

아시아 브랜드 중 토요타와 혼다의 뒤를 이어 3위에 만족해야 했던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코로나19와 반도체 공급난이라는 심각한 위기 속에서도 오히려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리며 당당히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호세 무뇨스 COO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가 성공한 이유로 최고의 포트폴리오, 전동화, 럭셔리를 꼽았다. 그는 "우리는 이제까지 중 최고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만반의 준비를 갖췄으며, 미국 시장의 트렌드에 기반해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장의 가장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는 SUV"라면서 "우리는 투싼, 싼타페, 싼타크루즈 등 훌륭한 포트폴리오를 갖췄으며, SUV의 판매 비중이 전체 판매의 약 65%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전동화 부문에 대해서는 친환경차(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전기차)의 판매 비중이 전체 판매의 10% 정도이며 지난해 전기차의 경우 판매량이 전년 대비 1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호세 무뇨스 COO는 "우리는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40~5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럭셔리 부문에 대해서는 "제네시스를 진정한 럭셔리 브랜드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제네시스는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판매가 상승했을 뿐 아니라 J.D.파워의 소비자 지수에 있어서도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BMW, 아우디, 렉서스 같은 경쟁사보다 좋은 결과를 보여줬으며 이는 주목할 만한 사실"이라며 "SUV, 친환경차, 럭셔리라는 3가지 요소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실적은 고무적이었지만, 이를 달성하기까지는 코로나19와 반도체 대란 등 만만치 않은 과제를 극복해야만 했다.

호세 무뇨스 COO는 "현재 시장 상황은 다른 완성차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반도체, 물류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 생각한다"면서 "지난 한 해를 놓고 보면 경쟁사 대비 대처를 잘한 부분이 있으며, 특히 본사에서 공급망 관리 및 생산 최적화를 잘해주었기에 좀 더 유동적인 대처가 가능했고, 생산 물량 손실도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팬데믹으로 인한 공장 셧다운 영향을 받았지만, 생산 공정 변경, 생산 가능 부품 조정 등으로 대처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노력에 힘 입어 현대차·제네시스 소매 시장 점유율은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체적인 판매 수치도 개선됐다고 호세 무뇨스 COO는 강조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현대차의 브랜드 파워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호세 무뇨스 COO는 밝혔다.

그는 "브랜드 측면에서는 브랜드 파워를 기르고, 다른 브랜드의 좋은 점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면서 "플릿 판매(fleet sales, 법인 판매)에 덜 의존하고 소매 부문을 많이 강화해왔는데, 여전히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계속해서 열심히 노력할 것이고, 그룹 내 광고회사인 이노션과도 협업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기아 판매를 견인하고 있는 투싼, 싼타크루즈, 아이오닉 5, 제네시스 모델 GV70, GV80에 이어 GV60도 신차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호세 무뇨스 COO는 아이오닉도 본격적으로 런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준을 충족하는 딜러는 아이오닉을 판매할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딜러가 충전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라며 "아이오닉을 판매하는 모든 딜러에게 충전 인프라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전치가 판매를 증가시키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충전 인프라 확대와 관련해 전세계의 모범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더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 뿐 아니라 수소차 충전 인프라도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생산 차질의 주 원인이었던 반도체 자체 생산 계획에 대해서는 "많은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타사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역량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 또한 그룹 차원에서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생산 부품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올해 뿐 아니라 향후에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리비안, 루시드와 같은 신생 전기차업체들이 제 2의 테슬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현대차와 경쟁해야 할 업체가 늘어났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호세 무뇨스 COO는 현대차그룹이 배고픈 자세로 배우고, 개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전동화로 많은 업체들이 시장에 진출했고, 테슬라처럼 굉장한 성공을 이룬 곳도 있다"면서 "우리는 겸손하고 배고픈 자세로 경쟁자들이 어떻게 하는지 배우고 더 개선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시에 가까운 미래에는 이런 업체들과 파트너가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세 무뇨스 COO는 "사실 (리비안이나 루시드 같은) 큰 기업 외에도 많은 혁신적인 크리에이터들이 있다"면서 "개인적인 견해로는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과 장재훈 사장의 리더십 아래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발표한 회사 재편과 이번 CES에서 선보인 전시 등 모빌리티 부문에서 현대차는 앞서고 있고, 미래 준비를 위한 혁신도 거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현대차는 글로벌 리더십을 갖고 있고 굉장히 강력한 그룹이며 미국에서 좋은 딜러들과 협업하고 있다"면서 "2025년까지 그룹 차원에서 미국에 74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도 긍정적인 것들을 많이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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