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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보다 위에 있는 존재는 없다...IBK배구단 사태를 보며 [김세훈의 스포츠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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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단 IBK기업은행 사태는 점점 꼬여가고 있다.

IBK기업은행과 조송화는 법적 다툼을 벌일 것 같다. 조송화는 ‘무단이탈’이 아니라 ‘부상으로 인한 휴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구단은 무단이탈이라고 보고 조송화 계약 종료를 원한다. 앞서 김사니는 감독 대행자리에서 버티다가 배구계, 팬들의 거센 압박 속에 물러났다. 물러날 거라면 조금 더 일찍 물러나는 게 바람직했다. 다른 감독들과 관계는 깨졌고 팬심도 떠난 뒤였다. 김호철 감독을 선임하면서 분위기는 다잡은 게 위안거리다.

기자는 잘잘못을 가리기에 앞서 더 근본적인 부분을 짚고 싶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르고, 누가 어떤 부분에서는 유리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불리하고를 따지기 전에 ‘최대 피해자가 누구냐’는 것이다. 조송화? 김사니? 서남원? 동료 선수? 프런트? IBK기업은행? 모두 이런저런 피해를 봤다. 그런데 최대 피해자는 개인이 아닌 ‘팀’이다.

팀은 개인이 소유할 수 없도, 좌지우지해서도 안 된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고 해도, 아무리 뛰어난 지도자라고 해도, 아무리 돈이 많은 오너라고 해도 팀을 개인이 소유하고 흔들어서는 안 된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김연경, 류현진, 손흥민도 슈퍼스타지만 단체경기에서 일개 개인일 뿐이다. 그가 팀 성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다고 해도 그가 팀보다 위에 있을 수는 없다. 슈퍼스타가 좌지우지하는 팀은 오래가지 못한다.

IBK 배구단 사태에서도 개인만 있을 뿐 ‘팀’은 없다. 항명 논란이 여전한 조송화의 행동들이 팀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김사니가 팀을 떠나겠다고 한 뒤 다시 돌아와 대행자리를 맡았고 압박 속에서도 자리를 지킨 게 팀을 위해서라고 보기도 쉽지 않다. 프런트가 일부 선수와 짜고 감독을 바꾸려고 했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 또한 팀을 위한 조치라고 말할 수 없다. 모두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 마음대로 사람을 자르거나 쓰려고 했을 뿐이다. 지금도 자기 행동이 “팀을 위한 것”이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을 것이다. 


선수 개인 권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 선수로서 권리는 의무와 동반돼야 한다.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하는 것은 프로선수, 프로지도자가 취할 태도가 결코 아니다. 프로선수와 지도자는 어떤 팀에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어떤 지도자 아래서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게 자기 존재감을 성적과 인기로 입증해야 하는 게 프로다.

어느 팀이든 지도자를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 선수는 일부 있다. 그런 선수도 성실하게 훈련하면서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게 프로답다. 그걸 하기 싫다면 은퇴하거나 팀을 옮겨야 한다. 감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훈련을 거부하는 태도, 감독 연락을 무시하는 태도는 프로선수로서, 팀을 이루는 조직원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조송화는 IBK에 남기 힘들 것 같다. 조송화를 받아줄 새로운 팀이 쉽게 나올 것 같지 않다. 김사니도 배구계에 다시 발을 들여놓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큰 망신을 당한 프런트도 앞으로 상당 기간 내외부적으로 모두 더욱 험한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이번 사태로 득을 본 곳은 아무도 없다. 최대 피해자는 팀이다. 팀은 망가졌고 동료들은 혼란에 빠졌다. 배구단 이미지도 크게 손상됐고 배구계 전반적인 인기도 식었다. 이건 누가 책임져야 할까. 안타깝게도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 책임진다고 해도 자리에서 물어날 뿐 추락한 배구단 이미지와 배구 인기를 되돌릴 수는 없다. 자칫 팀이 없어지기라도 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배구계 선후배, 배구계 지도자, 배구계 꿈나무 등 배구계 전체가 떠안는다.

팀보다 위대한 존재는 없다. 팀보다 위에 있는 사람도 없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는 옛말이 있다. 지금 사회에 빗댄다면 회사가 싫으면 직원이 떠나면 된다. 아무리 대단한 직원이라고 해도 사장을 바꿀 수도 없고 팀장을 바꾸려 해서도 안 된다. 조직이 싫으면, 상사가 싫으면 그 조직을, 그 상사를 떠나서 다른 조직으로 가고 다른 상사를 찾으면 된다. 그게 조직도 살고 개인도 사는 길이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144&aid=0000780366 

[이 게시물은 톡하고님에 의해 2022-08-27 03:14:36 일반스포츠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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