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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연기, 한국 스포츠에 미칠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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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시안게임이 전격 연기됐다. 최근 중국에서 다시 급속하게 재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여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존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선언한 뒤 불과 하루 만에 나온 공식 발표라는 점에서 무관하지 않아보인다.

중국 관영 CCTV 등 현지 언론들은 지난 6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이사회 사무총장이 오는 9월 10일∼25일 항저우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19회 아시안게임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미 지난해 4월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올해 6월로 한 차례 연기되어 청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두 번째로 연기됐다. 구체적인 개최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2020 도쿄올림픽(2021년 연기 개최)처럼 아시안게임과 유니버시아드 역시 1년씩 연기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최근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자국 내 최대의 국제 경제도시로 불리우던 상하이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도시 봉쇄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아시안게임 개최지인 항저우는 상하이에서 남서쪽으로 불과 약 18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코로나 확산세의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컸다.

중국은 올해 2월에는 아시안게임 보다 더 큰 행사였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예정대로 소화했다.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는 동계올림픽 때가 더 컸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은 아직 특별히 다른 나라들의 문제제기나 연기 요청이 없었음에도 중국 스스로 선제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코로나19 상황과 3번째 연임으로 장기집권 확정을 노리는 시진핑 정권의 정치적인 고려 등이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안게임은 한국 스포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종합대회인 아시안게임은 한국스포츠에서 동-하계올림픽과 월드컵 다음으로 비중이 큰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이미 아시안게임을 대비하여 대표 선수 선발전까지 마친 종목들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 선수를 다시 선발해야 할 수도 있다.

또한 아시안게임은 남성 선수들에게는 금메달 획득시 병역혜택이 주어지는 대회다.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미필자와 관련 대표팀-소속 프로구단들에게는 민감한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연령 제한이 있는 종목의 선수들의 경우에는 1년 차이로 출전 가능 여부가 갈릴 수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연기 결정되면서 각 종목 대표팀의 운영 플랜도 연쇄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대한체육회는 아직 OCA로부터 연기된 대회의 개최 시기 등을 정확하게 전달받지 못하여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가장 혼란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역시 야구대표팀이다. 아시안게임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한국야구는 이대로라면 2023년 한 해에만 프로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형 국제대회를 무려 3번이나 한꺼번에 소화하게 됐다. 내년 3월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관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1월에는 세계야구소프트볼 총연맹이 주최하는 프리미어12가 각각 열린다.
 
세 대회 모두 프로 최정예 선수들의 출전이 가능하지만, 아시안게임은 병역문제와 선수선발 논란 등을 고려하여 이번 대회부터는 만 24세 이하 또는 입단 3년 차 이하 선수 위주로 구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이 연기되면서 대표팀 연령대를 기존 방침대로 유지할지, 25세 이하로 높일지 다시 논의해야한다. 아시안게임 출전을 기대하고 병역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한 선수들과 이들의 입대-전역 시기를 조율해야 할 소속 프로구단들은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국제대회 일정이 빡빡해지면서 설사 대표팀을 이원화한다고 해도 24세 이하 중 일부 리그 정상급 선수들이라면 WBC와 프리미어12까지 강행군이 불가피하다. 또한 KBO는 2023년 국제대회 일정에 맞춰 리그 일정을 어떻게 조율해야할지도 골치아픈 난제가 됐다. 자연히 선수 혹사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령탑의 계약기간과 권한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감독 공모를 거쳐 류중일 감독을 아시안게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아시안게임과 WBSC 프리미어12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주관하지만 KBO에 권한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대회를 준비한다면, WBC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개최하는 대회로서 KBO가 직접 대회 운영을 맡는다.
 
류 감독이 내년 세 차례 국제대회 사령탑을 모두 맡을 것인지, 아니면 대표팀을 이원화하여 WBC 및 프리미어12 사령탑은 별도로 선임할 것인지 논의해야한다. 현재로서는 혼란을 막기 위하여 전자가 유력하지만, 공교롭게도 아시안게임이 연기되면서 류중일호의 첫 대회가 될 WBC에서 성적이 좋지못할 경우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다. WBC는 메이저리거를 포함하여 각국 프로 최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무대다. 한국은 최근 두 번의 WBC에서는 모두 1라운드에서 조기 탈락한 바 있다.
 
현재 사령탑이 공석인 남자농구 대표팀도 애매한 상황에 놓였다. 최근 조상현 감독이 프로농구 창원 LG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대한민국농구협회는 공개모집을 통해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었다. 이렇게 되면 올해 새로운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고 나설수 있는 대회는 오는 7월 열리는 2022 FIBA 남자농구 아시아컵 뿐이다.
 
농구대표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2023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예선참가를 포기했다가 실격패를 당하며 농구월드컵 본선출전이 좌절된 상태다. 농구월드컵 성적과 FIBA 랭킹을 기반으로 출전 자격이 주어질 2024 파리하계올림픽 도전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이렇게 되면 농구대표팀의 국제대회 일정은 올해 7월 아시안컵 이후 2023년 연기 개최가 유력한 아시안게임까지 약 1년 공백, 그리고 아시안게임 이후에는 또다시 2024년까지 1년 이상의 장기공백이 불가피한 '개점휴업' 상태가 된다. 굳이 전임감독 체제를 운영하는 의미가 사라지게 되면서 농구인들이 국제대회 때마다 한시적으로 팀을 맡는 파트타임에 가까운 대표팀 감독직에 굳이 지원할만한 동기부여가 희미해졌다. 이는 장기적으로도 한국농구의 국제 경쟁력과 대표팀 운영 플랜의 연속성에 큰 타격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한편으로 아시안게임 연기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이 기대되는 종목도 있다. 축구대표팀은 9월에 열리는 아시안게임과 11월로 예정된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두고 A팀(벤투 감독)와 U-23 대표팀(황선홍 감독)은 핵심선수 중복과 차출 안배 문제로 고민에 빠져있었다. 보통 5-6월에 열리던 월드컵 본선이 무더운 중동 지역에서 개최되면서 겨울로 시기가 변경됨에 따라 같은해 열리던 아시안게임과 비슷하게 겹치게 된 것이다.
 
일단 6월 A매치 기간에는 A대표팀 우선, 그 이후에는 U-23 대표팀을 배려하는 쪽으로 한발씩 양보했지만 양팀 모두 불만족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월드컵과 A대표팀의 비중이 훨씬 더 큰 것은 맞지만, 우승 가능성이 높고 병역혜택 문제까지 걸려있는 아시안게임도 한국축구 입장에서는 중요한 대회였다.
 
다행히 아시안게임이 연기되면서 축구협회는 한숨을 돌리게 됐고 올해 월드컵을 앞둔 A대표팀에 대한 전폭적 지원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올해 6월에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릴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지만 이번 대회는 올림픽 본선티켓 등이 걸려있지 않아 성적과 정예 멤버 소집에 대한 부담은 적은 편이다. 오히려 내년 아시안게임까지 충분한 선수점검과 조직력을 더 다듬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벌었다는 것은 황선홍 호에게 큰 호재가 될 전망이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047&aid=0002352063 

[이 게시물은 톡하고님에 의해 2022-08-27 03:19:59 일반스포츠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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