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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이글스, 울산 이글스 탄생? "한화, 대전 떠날 수도" 허구연 총재 폭탄발언 왜? [춘추 이슈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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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에서 계속 갑질하고 야구단의 소중함을 모르면 왜 거기에 있어야 하나. 떠나야지. 한번 떠나봐야 지자체가 소중함을 느낀다."

허구연 신임 KBO 총재가 취임 첫날부터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대전 야구장 신축 계획을 훼방놓는 지역 정치꾼들을 향해 "야구단이 떠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허 총재는 해설위원 시절에도 '프로야구에서도 한번 정도는 연고지 이전 사례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다.

허구연 총재는 3월 29일 서울 도곡동 KBO 야구회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KBO리그 수장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기자회견에서 허 총재는 강정호 복귀 건부터 '움짤' 허용 문제까지 각종 현안에 대해 막힘없이 평소 생각을 이야기했다. '허프라'라는 별명답게 야구장 신축 문제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우선 허 총재는 취임사에서 1천만 관중 시대 청사진을 제시하며 대전 신축 야구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2,000석 규모의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가 개장하는 2025년을 기점으로 1천만 관중 시대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허 총재는 "쉽지는 않겠지만 10개 구단이 각각 100만 관중씩 들어올 수 있는 야구가 되기 위해 지금부터 최선을 다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전 새 야구장 발목잡는 지역 정치권, 야구단 떠나봐야 정신 차릴까 


문제는 프로야구의 발목을 잡는 지역 정치 논리다. 애초 대전시는 야구장 신축을 위한 한밭종합운동장 철거를 3월부터 할 예정이었지만 각종 행정절차 문제로 무산됐다. 현재는 '상반기 중 철거'로 계획을 변경한 상황. 문제는 상반기 말미인 6월에 지방선거가 있어, 선거 결과에 따라 다시 계획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이미 지역 정치인들의 방해 움직임이 시작됐다. 민선 8기 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장종태 전 서구청장, 박용갑 중구청장(이상 더불어민주당), 박성효 전 대전시장, 이장우 전 국회의원, 장동혁 전 대전시당 위원장(이상 국민의힘) 등이 '대전 서남부스포츠타운 건립 확정 전 한밭운동장 철거는 무리한 졸속 행정'이라며 허태정 현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야당 후보 중에는 아예 '철거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며 어깃장을 놓는 이들까지 나오면서 야구장 신축이 정치 쟁점화한 상황이다.

허 총재는 이에 대해 "4월 11일 대전에 가서 허태정 시장과 함께 경기를 볼 예정이다. 그때 얘기를 들어보고 상응하는 조치를 어떻게 할지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4년 전에 야구장 신축을 다른 당 후보들도 다 공약으로 넣었었다. 그런데 후보가 바뀌었다고 야구장 문제를 걸고 넘어진다는 건 말 그대로 정치 논리다. 정치적으로 스포츠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허 총재는 해설위원 시절 자신이 전임 총재들에게 했던 조언을 꺼내 들었다. 그는 "KBO가 앞으로는 그런 (애매한) 스탠스를 취해서는 안 된다. 이전 총재님들께도 말씀드렸지만 지자체에서 계속 갑질하고 야구단의 소중함을 모르면 왜 우리가 거기 있어야 하나. 떠나야 한다. 한번 떠나봐야 지자체가 (소중함을) 느낀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KBO와 야구단이 지역 정치권의 갑질에 무기력하게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어 "과거 광주 시장, 대구 시장과 만나서도 'KIA가 광주를, 삼성이 대구를 떠나면 다시 시장 될 수 있겠나'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면서 "대전구장은 정상적으로 될 거라고 보지만, 만일의 경우에 (신축구장을) 안해주면 총재가 할 수 있는 권한을 사용하겠다. 한번 떠나는 걸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야구단이 떠나면 얼마나 팬들이 화를 내고 자기 정치에도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총재는 "지금까지 그렇게 안 했기 때문에 지자체장들이 쉽게 생각한다. 부산시도 KT 농구단이 수원으로 떠나니까 생각이 달라지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해 KT 농구단이 수원으로 이전하자 깜짝 놀란 부산시는 롯데 자이언츠, 부산 아이파크 등 연고 프로스포츠팀에 찾아가 적극 지원을 약속하며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미국 프로스포츠에서도 '연고지 이전' 카드는 지역 여론을 움직이고 정치권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카드로 쓰인다. 새 구장 건립 협상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구장 신축과 지원을 약속하는 다른 도시로 이전하는 사례가 종종 나온다. KBO리그라고 못 할 게 없다는 게 허 총재의 생각이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총재 권한을 사용하면 못 할 것도 없다. 허 총재는 "내가 있는 동안에 총재의 권한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허 총재는 4년전 통합창원시 지역 정치인들이 창원 NC파크 위치, 명칭, 사용료 등을 놓고 야구단을 괴롭히자 "연고지 이전은 물론 소송까지 강경 대응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연고지 이전 사례가 필요하다는 발언은 그냥 어쩌다 나온 말이 아니라 허 총재의 평소 소신이다. '한화가 대전 떠날 수도 있다'는 허 총재의 발언을 지역 정치권이 결코 블러핑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이유다.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앞두고 허 총재가 의도적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처럼 야구장 문제를 정치 쟁점으로 만들고 비협조로 일관하다가는 대전 한화 이글스가 청주 이글스, 울산 이글스가 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게 되면 그 책임과 원망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529&aid=0000062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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